인니 게임시장 ‘폭풍전야’, 국산 FPS 간 시장다툼 초읽기
- ‘블랙스쿼드’, 현지 1위 퍼블리셔 크레온과 손잡고 내달 시장 진입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인도네시아(인니) 게임시장이 ‘폭풍전야’ 분위기다. 두 국산 총싸움(FPS)게임이 현지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 게임 간 경쟁은 시장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떠오르는 신성 ‘블랙스쿼드’와 전통의 강자 ‘포인트블랭크’ 얘기다.
엔에스스튜디오(www.nsstudio.co.kr)가 개발한 블랙스쿼드는 현지 1위 퍼블리셔 크레온을 등에 업고 시장 진입을 노린다. 오는 6월 11일부터 테스트(CBT)에 들어간다. 크레온은 인니 국민게임으로 불리는 포인트블랭크를 서비스 중이었으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이를 대체할 게임으로 블랙스쿼드를 점찍었다. 포인트블랭크는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가레나를 통해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두 게임 간 경쟁은 개발사뿐 아니라 현지 퍼블리셔의 자존심 다툼으로도 번질 전망이다.
윤상규 엔에스스튜디오 대표<사진>는 지난 26일 인터뷰를 통해 “동남아에서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시장”이라며 “포인트블랭크가 꽉 잡고 있던 시장을 블랙스쿼드가 대체한다면 상징성도 있고 (동남아) 사람들에게 각인도 쉬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3 해외콘텐츠시장 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인도네시아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추정)는 1억2200만달러(약 1350억원)다. 업계가 추산하는 시장 규모는 더 크다. 시장 성장세가 보고서 예상보다 가팔랐다는 의미다. 업계는 인니 시장 규모를 1500억원에서 최대 2000억원까지도 보고 있다.
포인트블랭크는 이 중 1200억원 정도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 중이다. 포인트블랭크가 성공한 이유는 시장 선점도 있겠지만 현지 PC방 시장을 95% 가량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크레온의 힘이 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크레온을 등에 업은 윤 대표가 FPS게임 세대교체를 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윤 대표는 블랙스쿼드의 현지 반응에 대해 “티저(예고) 페이지를 오픈할 때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며 “기대감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워낙 크레온이 잘하기도 한다”고 현지 퍼블리셔에게 공을 돌렸다.
네오위즈게임즈 본부장과 대표이사를 거친 윤 대표는 FPS게임과 유독 인연이 깊다. 아바와 스페셜포스 시리즈, 크로스파이어 등을 서비스하면서 온라인 FPS 전문가로 거듭났다. 블랙스쿼드는 네오위즈게임즈 재직 당시 그가 추진한 프로젝트로 만 3년에 걸쳐 제작됐다.
윤 대표는 블랙스쿼드의 개발 방향에 대해 “일인칭으로 그리고 SF(공상과학)를 빼고 정통 밀리터리로 갔다”며 “변화구를 던지지 말고 돌직구를 던지자고 제가 대표를 하면서 방향을 틀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기본기가 탄탄한 게임을 원했던 것이다.
그는 크레온이 블랙스쿼드를 점찍은 이유에 대해선 “크레온이 (계약하기 전) 테스트를 오래 했더라”며 “국산 외에도 중국 게임도 다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 중에서 신선도도 있고 그래픽도 좋고 의외로 PC사양을 덜 타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인터뷰 도중 e스포츠 얘기를 여러 번 꺼낼 정도로 대회 활성화에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국내 퍼블리셔인) 네오위즈게임즈에게도 말하는 게 마케팅할 때 PC방과 대회 중심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다”며 “크레온도 e스포츠를 중심으로 블랙스쿼드 마케팅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대회가 이뤄지고 해외에서도 대회가 이뤄져 통합된 글로벌한 대회를 유일하게 하는 국산게임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윤 대표는 또 “게임산업을 유지하려면 e스포츠밖에 없다고 본다”며 “저변이 확대되면서 그 안에서 서로 자극이 되고 선순환이 이뤄져야 산업인데 e스포츠가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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