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ICT 친화적 구장, 수원 KT위즈파크…빅테인먼트 활성화 주목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 올해 프로야구판에 뛰어든 KT위즈는 초반 성적만 놓고보면 프로의 냉혹함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신생구단의 한계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신생구단 KT위즈는 야구말고(?) 타 구단에 비해 잘하는 것도 많다. KT위즈파크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추억을 제공한다. 특히 ICT 측면에서 KT위즈파크는 10개 구단 중 4강 이상의 성적표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구단측은 자랑한다.
수원 KT위즈파크는 시즌 개막전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했다. 그런데 이 리모델링이 일반적인 건물 리모델링이 아니다. KT 관계자의 표현은 기가(GiGA) 스타디움이라고 한다. '기가'는 KT가 열심히 미는 마케팅 용어니 그렇다 치더라도 아마도 KT위즈파크는 국내 야구장 중 가장 ICT 친화적인 구장일 것이다.
지난 24일 KT위즈파크를 방문해, 곳곳에 숨어있는 비콘, NFC, 와이파이 인프라 등과 KT가 자랑하는 위잽(wizzap)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취재했다. 위잽을 통해 예매하고 입장, 음식 주문, 경기 시청 및 분석까지 등을 체험해봤다.
온라인 예매, 무인발권, 바코드 입장 등은 새롭거나 놀라운 서비스는 아니다. 하지만 KT위즈앱을 통하면 경기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사전 절차 등을 매우 쉽고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자리를 예매하고, 또는 지인에게 선물하고, 앱에서 미리 음식을 주문해 찾아갈 수도 있고, 앉아있는 자리로 배달받을 수도 있다. 일단 입장부터 음식 구매 등 피할 수 없는 대기시간을 없애버린 것이다.
또한 KT위트파크에 입장하는 순간, 2만여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210개의 와이파이 AP와 145개의 비콘을 통해 흥미로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비콘(Beacon)은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근거리통신 서비스다. 특정 장소의 50M 반경내에서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스마트폰을 휴대한 고객이 지나칠 때 정보를 푸시(push)형태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입장한 고객에게는 우선 환영 메시지를 보내면서, 구단 알림 사항, 구장 소개, 본인 좌석 정보, 입점 매장 할인 정보를 제공한다. 입장한 고객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야구장 내 상품 코너를 지나면 유니폼 등 용품 할인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며, 해당 할인 정보는 진행하는 이벤트에 따라 달라진다.
KT구단의 회원모집은 다른 구단과 비교해 차이가 많다. 대부분 연회비를 내고 야구 용품을 받는 식으로 회원을 받는데 KT는 기본적으로 유료회원을 받지 않는다. 모두 무료회원이다. 위잽을 깔고 회원가입을 하면 KT위즈 팬으로서 응원하고 혜택을 받을 준비가 된다.
위잽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매우 정밀한 고객관계관리(CRM)를 거친 결과물이다. 고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엄청난 수의 니즈를 선정하고 이를 275개로 줄였다. 이 중 중복요소를 제거한 후 총 127개의 니즈를 도출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특정 요일, 특정 상대팀을 대상으로 한 경기에만 예매하는 고객이 있다고 하면 거기에 맞는 프로모션, 이벤트 등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부분 프로야구단이 티켓링크를 통해 입장객을 관리하지만 KT는 구단이 직접한다. 고객마다 정보, 성향은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이를 개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위잽에는 위에 언급한 예매 등을 비롯해 선수정보, 팬카페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위잽에서 제공하는 선수 관련 정보는 세이버 매트릭스(Sabermetrics) 수준이다. 현재 등판한 투수, 타자의 누적 집계를 바로 제공해 경기의 집중도도 높여줄 뿐만 아니라, 피칭추적시스템을 통해 투수가 던진 공의 속도와 이동 경로를 스틸 컷의 조합으로 확인 가능하다. KT는 매 경기를 이런 식으로 관리하고 클라우드에 저장한다고 한다. 팬들을 위한 서비스이기도 하지만 경기력 향상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KT스포츠의 강신혁 뉴비즈 팀장은 “팬들도 선수, 게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며 “위잽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다른 구단에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에서는 이 모든 일련의 행위를 빅테인먼트(BIC Tainment)라고 부른다. 베이스볼, 인포메이션 &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엔터테인먼트 등을 합친 용어라고 한다. 야구에 KT의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합쳐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분명 KT위즈파크에서는 다른 구장에는 없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제 KT위즈 팬들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수준의 승리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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