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규제해소?…통신은 여전히 규제 천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강도 높은 규제개혁을 주문하면서 통신방송 정책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규제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인인증서 폐지, 유심(USIM) 이동성 확대, 정보통신 설비 설치기준 개선, 대표번호 국번제한 완화, 고가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의무사용 개선 등의 규제개선에 나섰다. 올해도 전자금융 규제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신산업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ICT의 근간이 되는 통신시장에서의 핵심 규제개선에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불필요한 규제 개선에는 늑장이면서 전체시장,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규제강화 사례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들 수 있다. 이동통신 유통시장 안정화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볼 수도 있지만 과징금, 영업정지 등 실패한 규제정책을 만회하기위해 더 강한 규제를 덧씌웠다는 평가는 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에서의 불법 보조금, 이용자 차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 이용패턴 변화 등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용자 만족도도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방통위의 방송통신 결합상품 제도개선 TF팀 운영도 논란이 되고 있다.
통신방송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결합상품 제도개선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과다한 결합할인 금지 규정을 비롯해 공정경쟁 저해효과 심사기준 신설 등의 추진이 예상되고 있다.
방통위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현재 결합판매 요금할인율이 개별 서비스 요금 합을 기준으로 30% 이하로 규정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과도한 규제권을 휘두르려 한다는 지적이 많다.
요금인가제도 폐지 여부도 한동안 논의가 이뤄지다가 뒤켠으로 밀려났다.
미래부는 지난해 6월 요금인가제도 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결정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요금인가제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억제장치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요금을 인상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유무선 통신시장의 경쟁상황을 감안할 때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전반적으로 폐지, 또는 완화 여론이 높지만 미래부는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가제 폐지가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여전히 정부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규제수단을 갖고 있는 것을 바라거나, 아니면 요금인가제 폐지 이후 시장에서 예측하는 요금인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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