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호황국면에 메모리 업계는 승진·보너스 잔치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D램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연말 풍성한 보너스, 승진 잔치를 벌이고 있다. 사상 최대의 호황 국면이 이어짐에 따라 주요 공급업체들의 실적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삼성이 최근 단행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승진 규모는 22명이었다. 이는 20명의 승진자가 나온 지난해, 14명이 승진한 2013년보다 늘어난 수치다. 실적부진으로 삼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승진 규모가 예년 대비 대폭 축소된 가운데 메모리사업부만 승진이 확대됐다. 삼성 측은 ‘실적이 좋아 승진 규모도 늘었다’며 성과주의 인사 원칙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메모리사업부장인 전영현 부사장은 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내 사장 승진자 3명 가운데 1명이 메모리사업부에서 나왔다.
9일 단행된 SK그룹 임원 인사에선 텔레콤, 이노베이션, 네트웍스, C&C 등 SK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교체됐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 CEO가 줄줄이 옷을 벗는 인사태풍 속에서도 SK하이닉스의 박성욱 사장은 유임됐다. 올해 SK하이닉스에선 부사장 3명, 전무 2명, 신규 임원 선임 32명 등 총 37명의 임원 승진자가 배출됐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임원 승진 규모가 20명이 넘는 곳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제대로’ 사업을 펼친 곳은 SK하이닉스 밖에 없다는 그룹 안팎의 평가가 임원 인사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D램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구조적인 호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공급업체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로 좁혀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덕에 D램 가격은 상승, 안정세를 유지했고 공급업체들의 매출과 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량 늘어난 29~30조원, 영업이익은 40% 이상 확대된 9조원 안팎을 예상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액은 16조원대 중후반, 영업이익은 5조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약 20%, 영업이익은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일본 엘피다 인수를 통해 D램 업계 3위로 뛰어오른 미국 마이크론도 상황이 좋다. 지난 8월로 마감된 마이크론의 2014 회계연도 연간 매출액은 163억5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0.2% 성장했다. 연간 영업이익(30억8200만달러)과 순이익(30억4500만달러)의 경우 2013 회계연도 대비 각각 77.4%, 155.8%나 늘었다. 마이크론 측은 실적 호조에 따라 마크 더칸 CEO의 올해 보수 총액이 지난해 대비 66% 늘어난 1150만달러(약 12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를 냈으니 그에 맞는 보너스로 보상을 한 셈이다. 보수 총액에는 기본급과 스톡옵션, 성과급 등이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SK하이닉스도 내년 초 초과이익분배금(PS) 등을 통해 올해 이익 성과를 직원들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시장이 내년은 물론 내후년까지도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소수 업체들이 달콤한 과실을 따먹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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