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버린 공기청정기 시장…제습기 부진 만회에 사활
- 제습기 재고 부담, 공기청정기로 만회할 듯
- 주요 업체 라인업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올해 상반기 제습기 판매가 시원치 않으면서 재고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생활가전 업계가 하반기 공기청정기로 반전을 노린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 위협이 가중되고 있고 공기청정기 보급률이 아직까지 20%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라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될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이 혼탁해질 가능성도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위닉스 등은 겨울철 공기청정기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과 라인업 보강에 나서고 있다. 먼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위닉스다. 전체 매출에서 제습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올해 제습기 재고로 인해 속병을 앓았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까지 발행, 답답했던 현금흐름에 숨통이 트였다. 확보한 자금은 차입금 상황과 영업비용 등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위닉스 입장에서 공기청정기 시장은 놓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작년에는 에어워셔로 위니아만도(현 대유위니아)와 신경전을 펼쳤고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연착륙했다. 제습기와 비교해 컴프레서 등 원가부담이 덜하다는 것도 공기청정기에 주력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가격은 제습기와 엇비슷하다.
다만 제습기처럼 공기청정기 재고가 늘어난다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유통망이 요구하는 사양으로 제품과 가격을 맞추다보니 공급망관리(SCM)에 허점을 드러낸바 있어서 경쟁사 공세에 유연하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공기청정기를 공급하고 있는 일렉트로룩스가 국내 사업을 재전개했다는 점도 변수 가운데 하나다.
LG전자도 공기청정기 라인업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도 있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AE사업본부의 3분기 실적이 작년만 못했기 때문에 공기청정기로 어느 정도 만회를 기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가정용에어컨과 시스템에어컨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공기청정기도 오랫동안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공기청정기는 사업장과 같은 기업거래(B2B), 에어워셔는 개인거래(B2C)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고객 입맛에 맞는 공기청정기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지가 관전 포인트다. 에어워셔는 리홈쿠첸으로부터 공급받는다. 두 업체는 소형 진공청소기 등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온바 있어 향후에도 지속적인 밀월이 예상된다.
코웨이는 복합형 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습과 가습, 공기청정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조만간 신제품을 출시해 라인업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공기청정기 시장 성패는 소비자 인식 변화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전기가 제습기처럼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필수적이고 각 업체는 일단 탐색전에 나선 상태”라며 “가격이 충분히 낮아진 상황이어서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점유율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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