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공영 TV홈쇼핑 신설 추진…일관성 없는 커머스 정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부가 또 하나의 TV홈쇼핑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현재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을 포함해 6개의 TV홈쇼핑이 있지만 중소기업 및 농수산물 판로 확대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이에 공적재원으로 새로운 중기 전용 홈쇼핑 채널을 만들어 기업들의 판로를 열어주고, 기존 업체들에게 긴장감을 심어줘 수수료율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1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과제인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이 확정, 발표됐다. 이날 미래창조과학부는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과 민간투자 촉진,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프로젝트 과제 4건과 제도개선 및 기반조성 과제 3건을 발표했다.
◆논의 없이 툭 던져진 7홈쇼핑?=미래부 과제 중 단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분야는 공영TV홈쇼핑 신설이다. 이미 CJ, GS, NS, 현대, 롯데, 홈앤쇼핑 등이 6개가 사업을 시행 중인데 공적재원으로 TV홈쇼핑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래부는 중기제품 전용인 홈앤쇼핑이 2011년 설립됐지만 여전히 납품업체들의 방송수요를 흡수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30% 수준인 높은 수수료율도 중소기업에 부담이 돼 신규 홈쇼핑 채널을 통해 중소기업 제품 방송비중을 늘리고 수수료율도 2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TV 홈쇼핑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왔다. 비록 케이블TV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막대한 송출수수료를 지불함에도 불구,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TV홈쇼핑의 높은 수수료율을 비롯해 최근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에 5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 등 불공정관행 지적이 많았지만 기존 홈쇼핑에 대한 문제는 도외시하고 새로운 홈쇼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래부는 원래 7홈쇼핑 신설에 부정적이었지만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충분한 논의 없이 홈쇼핑 신설 추진이 추진되다보니 미래부의 설명도 설득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애물단지 T커머스도 진흥?…기존 홈쇼핑사업자는 T커머스 꼼수=미래부는 제7의 공영 TV홈쇼핑 이외에도 데이터 방송 홈쇼핑, 즉 T커머스 활성화 방안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T커머스(TV Commerce)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TV에서 리모컨으로 소비자가 관심있는 상품을 골라 구매와 결제까지 할 수 있는 방송서비스다. 2005년 10개 사업자가 방송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았지만 현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단 2곳 뿐이다. 하지만 정부는 10년간 방치시킨 사업자들에게 2차례 재승인을 했다. 사업을 제대로 안 해도 재승인서 탈락한 사업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정부의 신규홈쇼핑 신설이 추진되자 지난 10일 CJ, GS, 현대, 롯데, NS홈쇼핑 등 데이터방송 면허를 갖고 있는 5개 TV홈쇼핑사들은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를 개국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설립논의가 이뤄지자 부랴부랴 중기 전용 T커머스를 만들겠다는 상생 제스쳐를 취한 것이다.
T커머스 활성화 지연에는 정부도 한 몫 했다. 제대로 하겠다는 사업자들도 있었지만 화면크기 축소, 실시간 방송 불가 등 방송내용 면에서 차별이 있었고, 플랫폼이 없는 사업자의 시장진입 등의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미래부는 지난해 12월 ‘방송산업발전종합계획’에 데이터방송 규제 완화 내용을 담았다가 동영상 크기 축소 및 실시간 생방송 편성 금지 등 규제입장으로 돌아섰다. 기존 TV홈쇼핑과 구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를 열어주겠다는 취지라면 TV홈쇼핑이던 T커머스던 상관이 없지만 법 규정을 들어 인위적인 차별을 두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는 TV홈쇼핑 시장에 신규사업자를 진입시다보니 T커머스 시장도 외면할 수 만은 없었다. 결국, 진흥에서 규제, 다시 진흥으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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