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임박…팬택 경영진, 회생안 초점은?
- 임직원 대상 경영설명회 개최…구조조정보다 사업재편에 초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팬택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연장 여부가 이번 주 결정될 전망이다. 통신사가 채무유예를 한 만큼 팬택 채권금융기관협의회(채권단)가 수정한 워크아웃을 결의할 가능성이 높다. 워크아웃 여부를 떠나 팬택이 자생하려면 고강도 경영혁신이 불가피하다. 팬택은 일단 구조조정보다 사업재편에 중점을 둔 자구책을 내놓았다.
28일 팬택에 따르면 팬택은 지난 25일 서울 상암동 연구개발(R&D)센터에서 임직원 대상 경영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준우 대표가 직접 향후 진로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임금 ▲구조조정 ▲사업전략 등에 대해 구성원의 이해를 구했다.
팬택은 국내 휴대폰 점유율 3위 제조사다. 지난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매출이 없다. 이 때문에 팬택은 25일로 예정된 임직원 7월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팬택이 한 달분 임금을 반납하는 형태로 자금난을 타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팬택은 지난 3월부터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연장 여부를 이달 초부터 고심했다. 팬택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다.
이 대표는 경영설명회에서 “워크아웃 여부 결정이 나면 월급을 지불할 것”이라며 “워크아웃을 가더라도 직원 임금 삭감은 없다”라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일부 직원 재배치는 하겠지만 대대적 구조조정이나 무급휴가를 실시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대신 팬택은 국내 제품군을 다시 짜고 해외 및 신사업 확장을 부활 전략으로 삼았다. 팬택은 조만간 SK텔레콤 전용 ‘베가팝업노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췄음에도 불구 출고가는 50만원대다. 경쟁사보다 싸고 좋은 제품을 보급형으로 내놓는 셈이다.
아울러 현대카드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조기에 사업화한다. 제조사개발생산(ODM)이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도 추진할 방침이다. 독자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미국 AT&T 등 해외 통신사를 통한 틈새시장 공략은 강화한다. 스마트폰만 고집하지 않고 돈이 된다면 일반폰도 적극적으로 공급한다. 휴대폰에 한정된 사업을 다변화하려는 시도 역시 지속한다. 재원 마련을 위한 투자자 물색도 진행 중이다.
팬택이 이런 자구책을 정한 것은 팬택의 경쟁력이 임직원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업계도 팬택의 경쟁력을 기술력으로 보고 있다. 인력이 이탈할 경우 그나마 잡은 기회도 살리기 어렵다. 베가팝업노트 등 이미 생산해 둔 물량을 통신사에 납품하면 최소 900억원 가량 매출이 기대된다. 임직원 임금뿐 아니라 협력사 대금 결제는 가능하다.
한편 팬택의 자구책을 채권단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팬택의 자구책은 현재보다 미래에 눈이 가 있다. 이와 별개로 통신사 채무유예나 채권단의 새 워크아웃 방안이 신규 자금 수혈보다 기존 빚을 받지 않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이어서 투자 유치가 언제 이뤄질지도 팬택 회생의 중요한 변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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