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20만명 참여’ 리니지2 바츠해방전쟁은 무엇?
- 게임 속 거대 권력에 맞서 연합군 결성돼
- ‘온라인게임 최초 시민혁명’·‘민초들의 난’ 의미 부여하기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이머들 사이에서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리니지2 바츠해방전쟁은 게임 속 가상세계를 구현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장르적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리니지2 바츠해방전쟁은 지난 2004년 시작돼 무려 4년여간 20만명 이상의 게이머들이 참여했던 온라인게임 속 전쟁이다. 혹자는 바츠해방전쟁을 게임 속 거대 권력에 맞선 ‘온라인 최초의 시민혁명’으로 보기도 한다.
당시 이 같은 전례가 없었고 워낙 특이했던 경우라 학계에서도 주목해 바츠해방전쟁을 다룬 저서가 나오기도 했다. 바츠해방전쟁을 다룬 대표적인 2차 콘텐츠로는 ▲학술저서 ‘한국형 디지털스토리텔링’(이인화) ▲도서 ‘바스 히스토리아’(명훈화), ‘유령’(강희진) ▲전시회 ‘바츠혁명전’(경기도미술관 2012년) 등이 있다.
바츠해방전쟁의 발단은 지난 2004년 리니지2 서버 중 하나인 바츠서버를 장악하고 있던 DK혈맹이 독재를 하면서부터다. DK 혈맹은 게임 속 주요 길목을 장악하고 성을 점령한 뒤 세율을 높여 여타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수많은 게이머들이 연합을 이뤘고 DK 혈맹에 맞대응하면서 전쟁이 본격화됐다.
MMORPG는 각 서버마다 하나의 세계가 구축된다. 때문에 다른 서버에서 일어난 일엔 게이머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보통의 경우다. 그런데 바츠서버에서 벌어진 전쟁은 입소문을 타면서 전 서버의 게이머들이 주목했다. 이는 처음 전쟁에 참여한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전을 호소한 결과다.
바츠해방전쟁이 여느 온라인게임 속 전쟁보다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내복단’ 때문이다.
여기에서 내복은 게임 시작 시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의상이다. 연합군에 합세하기 위해 다른 서버에 넘어온 이용자들은 신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내복 이외엔 방어구가 없었다. 무기도 기본 장비인 뼈단검이 전부였다. 고레벨에 최고급 장비를 갖춘 DK 혈맹에 연합군은 인해전술로 대항했고 결국 2004년 7월 17일 바츠해방의 날이 선포되는 등 연합군은 승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 반전이 있다. 이후 연합군 사이에서 전리품 분배를 둘러싸고 분열이 일어났고 다시 DK와 연합하는 혈맹이 생겨나는 등 바츠서버가 혼란에 빠진 것이다.
이 틈을 타 DK연합이 빼앗긴 성을 수복하고 바츠연합군에 가담한 게이머들을 향한 무제한 척살령(게임 속 캐릭터를 사살) 발동하는 등 다시 전쟁이 시작된다. 이후 DK 혈맹은 연합군과 계속된 전쟁을 치르다 해체를 선언한다.
이후 승리한 혈맹 사이에서 일어난 2차 바츠해방전쟁까지 포함하면 바츠서버는 무려 6년에 걸쳐 혈맹 간 내전이 이어졌다.
이를 두고 21일 엔씨소프트가 개최한 바츠해방전쟁 10주년 행사에 인터뷰에 나선 한 이용자(당시 해리포터 혈맹 총군주 온리포유)는 “사이버 유토피아를 꿈꾸는 민초들의 난”이라며 바츠해방전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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