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수형 정수기 봇물…친환경‧소형화 트렌드 주도
- 전력소비량, 크기 줄이고 사용자 편의성 강화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직수형을 채택한 신제품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 동안 정수기는 저수조를 통해 냉수와 온수를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 각각의 물을 적당한 온도로 저장하기 위해 상당한 전력소비량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또 다른 문제는 정수량이다.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정수기는 크게 두 가지 정수 방식을 이용한다. 첫 번째가 역삼투압, 두 번째가 중공사막이다. 각 방식은 나름대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역삼투압은 정수 능력은 뛰어나지만 상당량의 폐수가 발생한다. 중공사막은 폐수가 없으나 정수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어떤 방식이던지 따로 저수조를 마련해 물을 저장해두는 것이 제조사나 소비자 입장에서 편리한 것은 맞다.
다만 저수조를 두게 되면 위생 이슈가 발생한다. 저수조가 없는 직수형 정수기가 있으나 대부분 냉수‧온수 없이 정수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물론 제품가격이나 위생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노 기술을 이용한 정수기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나노 필터를 장착한 정수기는 코웨이, 동양매직, 쿠쿠전자가 공급하고 있다. 중공사막과 역삼투압 필터의 장점을 두루 갖춘 것이 특징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수조 없이 냉수와 온수 제공이 가능한 직수형에 나노 필터를 더한 ‘하이브리드 정수기’가 활발히 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은 업계 선두인 코웨이가 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한 ‘한뼘아이스’의 경우 ‘순간온수가열’ 기능을 도입, 전기료 절감은 물론 최고 85도에서 온수를 연속으로 뽑아낼 수 있다. 필요할 때마다 물을 순간적으로 가열해 일반 온수 시스템에 비해 월 전력소비량이 약 80% 이상 줄였다.
정수는 직수형을 이용하고 냉수는 나노 필터(2세대 나노트랩필터)를 쓴다. 무엇보다 정수‧냉수‧온수에 얼음까지 제공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직수형 설계와 함께 순간온수가열로 별도의 저수조가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LG전자도 직수형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한 신형 정수기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중공사막을 이용하면서 ‘순간냉각’ 기술로 신선하고 시원한 물을 곧바로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내부 냉수관을 스테인리스로 만들었고 저수조가 없어 위생에 유리하다. 여기에 정수의 위생 상태를 살피고 필터 교체시기가 다가오면 램프로 알려주는 ‘청정램프’ 시스템도 제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나노 필터는 역삼투압보다 풍부한 유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기전 정수기를 대체한다기보다 중공사막과 역삼투압 중간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특히 냉수보다 온수를 제공하는 정수기가 전력소비량이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순간냉각과 가열 기술이 발전하면서 향후 나노 필터 기술과 결합한 직수형 정수기가 더 많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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