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에 반도체 공장 건물 및 클린룸 건설에 들어간다고 20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건물을 올리고 클린룸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조8000억원이다. 내년 6월 1일 건설을 시작해 1년 후인 2015년 6월 30일 작업이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존 장비가 이설되거나 새로운 장비가 투입되는 시기는 시장 상황을 철저히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향후 건설이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예정으로 시장에 급격한 물량 증대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이천 공장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연구소의 확장을 포함해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경기도 이천, 충청북도 청주, 중국 우시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이천 공장은 1994년과 1997년에 200mm 웨이퍼 생산을 위해 지어진 M5와 M7 및 1996년 건설된 M6의 일부를 2005년 이후 300mm 웨이퍼 생산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노후화된 팹이다.
반면 우시와 청주 공장은 300mm 전용으로 지어진 최신 팹으로 각각 2006년과 2008년 준공됐다.
SK하이닉스는 수도권 투자 공식화에 따른 충북 지역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천 지역의 투자 필요성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회사 측은 “최근 공정 미세화 속도가 둔화됨에 따라 생산량 확대 없이 공정 미세화만으로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본다”며 “이천 공장은 이와 같은 변화의 추세에 대응하는 데 제한적이며, 건물도 세 군데로 떨어져 있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낮은 층간 간격으로 반도체 장비 대형화에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천 본사는 미래기술연구원이 위치하고 있어 연구개발 성과를 생산으로 연결시키고 다른 사업장으로 전파하는 ‘마더 팹(Mother FAB)’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라며 “첨단 시설을 갖춘 최신식 공장 구축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증설의 가장 큰 걸림돌은 폐수 처리 문제였다. 이천 지역은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에 들어가 있어 반도체 오폐수 처리 규정이 까다롭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6년 이천 공장 증설을 추진했다가 이 같은 규정 때문에 투자를 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
정부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라인 증설 이후 폐수 배출량을 줄이고, 오염물질 농도를 낮춰 전체 오염 총량을 현 수준보다 줄일 것을 단서로 달고 증설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