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가 2분기 연속 스마트폰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스마트폰 3위 굳히기 ‘청신호’다. 하지만 이익을 내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판매량 증가는 순조롭지만 이익은 반토막 났다. 스마트폰 3위도 돈을 벌지 못하면 소용없다.
24일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통해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3조1231억원과 61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1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액은 2% 영업이익은 54% 줄어들었다.
LG전자가 지난 2분기 판매한 휴대폰은 모두 1780만대, 스마트폰은 1210만대다. 전기대비 각각 9.8%와 17.5% 증가했다. 평균판매단가(ASP)는 200달러 전후에서 100달러 후반대로 내려갔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은 LG전자 등 3위권 업체에게 또 다른 역경이 될 전망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보다 보급형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문제는 스마트폰 제조사 중 삼성전자와 애플은 프리미엄은 물론 중저가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지만 다른 업체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있다. LG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분기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1분기에 비해 증가했지만 수익이 절반 이상 떨어진 것도 그래서다.
이번 실적에 대해 LG전자는 “L시리즈 F시리즈 등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매출액은 전기대비 3% 감소했다”라며 “영업이익 또한 경쟁심화에 따른 판가하락과 마케팅 비용 증가, 한국시장 수요 감소 등으로 전기대비 줄었다”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 부진은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롱텀에볼루션(LTE)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LG전자는 2분기 230만대 LTE폰을 팔았다. 전기 280만대에 비해 50만대 줄었다. 판매량 증가는 보급형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기는 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
3분기 LG전자는 기회와 위기 양쪽을 모두 갖고 있다. 8월 공개하는 ‘G2’가 성공을 할 경우 ASP 하락 속도를 늦추는 한편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G2가 실패할 경우 중국업체 추격을 떨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전자 등 3위권 업체의 생존경쟁은 새로운 양상에 접어들었다. 이전까지 제품력 확보가 생존의 조건이었다면 이제는 제품력을 갖춘 보급형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가 생존의 조건이 됐다. 삼성전자와 애플과 격차는 더 벌어진 셈이다.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3위로 올라서는 것보다 3위권 업체 구조조정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더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