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Enterprise 2012] 통찰력 있는 빅데이터 분석만이 기업에 가치 제공
-데이터 사이언티스 등 전문 인력 육성 화두될 듯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빅데이터(Big Data)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 떠도는 기업에 대한 평판 분석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기존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가 기업의 현 상황을 분석하는데 도움을 줬다면 빅데이터 분석은 향후 기업의 전략은 물론 잠재적인 시장 동향을 미리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데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사실상 데이터가 나오는 모든 분야에 접목시키고자 한다. 그동안 죽어있던 기업내 데이터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만나 새로운 생명을 얻게되는 것이다.
물론 쉽지않은 일이긴 하지만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은 기업에 무한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또한 기업의 빅데이터 분석은 일반 소비자에게도 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스마트 그리드의 빅데이터 접목= 다음은 외국의 사례다. 우리가 받는 카드 청구서에 지난 한달 간 사용 내역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만 전기나 수도 요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지출되는지 사용 내역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았다.
'맥아더 펠로우'(MacArthur Fellow) 상을 받은 워싱턴 대학 컴퓨터 공학과 조교수인 슈택 페이텔(Shwetak Patel)은 이러한 공과금 산출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발견했다.
페이텔은 외부에서 집으로 유입되는 모든 전기, 수도 및 가스 관련 기기마다 특이한 디지털 신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전공 분야를 기반으로 간단한 알고리즘을 통해 신호를 감지하는 센서를 제작했다.
이 센서는 가스 및 전기 배선, 배수관, 환기구 등에 설치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고, 무선으로 태블릿PC에 전송해 실시간으로 수치를 확인하도록 했다. 따라서 어떤 전자기기가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했는지, 얼마만큼의 수도나 가스가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통해 절약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
페이텔은 사촌 집의 수도와 전기 사용량 측정 센서를 아이패드에 설치해 사용량을 확인할 결과, 총 사용하는 전력의 11%가 수영장 전기 펌프에서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0년, 벨킨(BELKIN)은 슈택 페이텔이 발명한 획기적인 에너지 감지 센서에 대한 특허권을 샀으며 곧 상용화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스마트 그리드가 제주실증단지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기술 접목이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 역시 사실상 센서 네트워크에 기반한 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한 인프라라는 점에서 국내 빅데이터 분석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찰력있는 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한편 가끔 데이터는 우리가 예상했던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2011년, 싱가포르-MIT 연구 기술 얼라이언스의 수석 연구원인 올리버 센(Oliver Senn)은 5개월간 진행된 프로젝트에서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통찰력을 통해 도시를 개선시킬 수 있는 결과를 발견했다.
센은 1만 6천대의 택시에서 나온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특이한 패턴을 발견했는데, 많은 택시들이 폭풍우 속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실제 GPS 기록 결과에서는 비가 내릴 때 수 많은 기사들이 차를 멈추고 손님을 더 이상 태우지 않았다. 하지만 날씨와 택시 운행 사이의 특별한 연관성은 찾을 수가 없었다.
이에 올리버 센은 택시 기사와 동석 하에 택시기사의 하루 일과를 조사했으며 원인을 찾게 되었다.
싱가포르 택시회사의 경우, 택시 사고 발생시 원인규명이 끝나기 전까지는 무조건 택시 기사의 월급에서 천달러를 강제로 보관하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비가 내리면 택시 기사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차를 세우고 날씨가 좋아지길 기다린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조사결과 밝혀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연관성에 대해 택시회사는 적잖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원인을 토대로 택시 회사와 택시 기사 그리고 고객들에게 더 좋은 방향으로 택시 회사의 규정을 수정하게 됐다.
이에 올리버 센은 “세계에서 데이터에 근거하여 업무 처리가 가장 발전된 국가 중 하나인 싱가폴에서 데이터를 과학자와 연구원에게 공개함으로써 어떤식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통찰력을 통해 전혀 예상치 못한 원인과 결과를 찾아내야 한다. 그렇다는 점에서 향후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될 전망이다.
실제로 글로벌 IT벤더들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DK유엔씨 등 IT서비스 업체를 중심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육성을 본격화하고 있어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기업과 IT업체들의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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