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문서 업무 혁신③] 전자문서도입, 기업 프로세스 혁신 수반돼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라는 웹툰에서 주인공 ‘장그래’는 인턴 초기 회사의 무역관련 서류를 정리하는 일을 맡는다. 하지만 몇 날 몇 일을 고생해 분류하고 정리한 서류는 출력물로 철제 캐비넷에 보관된다.
철제 케비넷에 보관된 이 서류는 결국 생명력을 잃게 된다. 한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 서류가 결국 사장되는 과정에 들어간 것이다.
기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내부 서류의 유통과 보관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사장되는 중요 정보의 수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기업은 ECM(기업 콘텐츠 관리) 프로젝트를 그동안 전사적으로 진행해왔다.
하지만 그 활용도면에서 아직 ECM의 효과가 입증된 사례는 극소수다. 이는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해서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가 변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기업들에겐 종이문서의 사용이 보편화돼있다. 업무보고 서류의 경우 상급자와 하급자간 ‘대면’에 의한 서면보고가 일반화돼 있는데다 이를 타파하는 것은 경영진의 기업 프로세스 혁신이 앞서지 않는 한 바뀌기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기업들의 전자문서 활용을 위해 우선 PI(프로세스 혁신)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PI를 통해 전자문서가 사내에 도입됐을 때 변화하는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체계를 다시 한번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이를 위해선 경영진의 주문에 의한 탑다운(Top Down)방식의 기업 전자문서 프로젝트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와 같이 사내 전자문서 유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사결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전사 종이문서 사용량을 지난해 10% 수준으로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또 명확한 지시와 보고방법을 매뉴얼로 만들어 교육하는 한편 태블릿 PC를 활용한 보고, 페이퍼리스 일하는 방식이 가능한 IT환경 구축 등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일하는 방식의 개선은 빠른 속도로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더 이상 철제 케비넷에서 서류가 그 생을 마치는 것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최근 기업에서 스마트 워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기업내 전자문서 유통 활성화에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스마트워크가 실현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사내 문서의 전자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각종 문서의 전자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보안에 대한 위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종이문서의 경우도 일부 업무비밀문서가 제대로 파쇄되지 못해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가 있지만 전자문서의 경우 대량으로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이문서에 비해 가지는 보안 리스크는 큰 편이다.
따라서 향후 기업에선 전자문서 유통 활성화에 따른 보안전략 확보가 우선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기업의 내부 프로세스 정비와 전자문서 유통에 따른 보안정책 수립이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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