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버린 돈, 패자뿐인 9월 경쟁…LGU+ ‘실속’·SKT ‘선방’·KT ‘울상’
- 4분기 경쟁 양상, LTE·방통위 ‘변수’…KT-LGU+ 경쟁, 4분기도 이어질 듯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번호이동 전산마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던 9월이 마무리 됐다. 9월 이동통신 번호이동자수는 막판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착수로 역대 최대를 경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9월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다. 3개월 연속 100만명을 상회했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이동전화 번호이동수는 모두 109만8851명이다. 전월대비 2.8% 감소했다. 3개월 연속 100만명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 2005년 1월 번호이동 전면 자율화 이후 3개월 연속 100만명 이상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이동통신 사용자는 5000만명이 넘었다. 신규 가입은 한계치다. 상대편 가입자를 뺏어와야만 성장이 가능하다. 번호이동 시장이 달궈지는 이유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달 시장은 KT와 LG유플러스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통신 3사 경쟁 과열은 번호이동 전산망 마비까지 가져왔다. 극심한 과열 양상은 중순 이후 방통위가 현장 조사에 나서면서 사그라졌다.
이번 경쟁에서 실속을 차린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서 1만1518명 KT에서 1만2765명을 데리고 왔다. 알뜰폰(MVNO, 이동통신 재판매)에 1817명을 내줬지만 총 2만2466명이 증가했다.
KT는 헛 돈을 썼다. ▲SK텔레콤에 6835명 ▲LG유플러스에 1만2765명 ▲알뜰폰에 3315명 등 총 2만2915명이 이탈했다. 전월 반등은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KT는 작년 12월부터 지난 8월을 제외한 9개월간 가입자가 빠져나갔다.
SK텔레콤은 선방했다. KT에서 얻은 수보다 LG유플러스로 나간 수가 많았지만 지난 달에 비해 유출 규모를 줄였다. KT에서 6835명을 유치했지만 LG유플러스에 1만1518명 알뜰폰에 4217명을 빼앗겨 총 8900명을 잃었다.
한편 4분기 시장은 안개속이다. 과열 요인 진정 요인 모두 무시하기 어렵다. 과열 요인은 롱텀에불루션(LTE) 주도권 다툼이다. 진정 요인은 방통위와 실적을 꼽는다.
KT는 연간 LTE 가입자 목표에 아직 200만명이 모자란다. 여전히 목표 달성을 자신한다. LG유플러스는 이런 KT에 맞서 LTE 2등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양사 대결은 SK텔레콤도 가만두지 않는다.
다만 방통위 제재 수위가 변수다. 방통위는 그동안 과열 주도 사업자에 영업정지를 포함한 처벌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영업정지가 될 경우 번호이동 시장은 크게 줄어든다. 기간과 방법이 문제다. 3사를 한 번에 할지 순차적으로 할지에 따라 업체별 전술 변화가 예상된다. 아울러 통신 3사의 실적이 관건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올해 3분기까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4분기마저 무리를 하면 연간 실적 방어가 쉽지 않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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