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1조6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를 떼어 내 디스플레이 사업을 재편한다.
LCD사업부는 추후 S-LCD,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 과정을 거쳐 연 매출 30조원대의 거대 디스플레이 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사업 조정은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20일 삼성전자는 경영이사회를 열고 LCD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LCD사업부를 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업체간 치열한 경쟁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와 자원의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이번 분할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분할된 LCD사업부는 4월 1일 ‘삼성디스플레이 주식회사’(가칭)로 초기 자본금 7500억원의 신규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분할 승인을 거칠 계획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신규 법인을 설립한 뒤 소니로부터 지분을 사들여 100% 자회사로 편입시킨 S-LCD를 비롯, SMD와도 합병을 추진해 디스플레이 사업을 통합·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후 독자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다시 삼성전자로 흡수 합병되는 방안 등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은 3개 회사로 나뉘어져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독립 디스플레이 부품 회사가 될 경우 보다 다양한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공시를 통해 “SMD나 S-LCD 등 디스플레이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계열회사와의 합병 등 다양한 사업구조개편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박동건 삼성전자 LCD사업부장(부사장)은 “이번 분할로 LCD사업의 스피드 경영 확보가 가능하게 되어 거래선의 다양한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사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객에게 한 단계 진보된 제품과 기술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