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카카오톡의 페이스북 따라하기, 통할까?

심재석 기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페이스북이 드디어 플랫폼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했습니다. 지금까지 카카오톡은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는 하나의 ‘서비스’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단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를 넘어 다른 서비스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콘텐츠를 전달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이 카카오톡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앱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것입니다.

카카오톡은 12일 이 같은 전략은 담은 플랫폼 서비스 ‘플러스친구’와 ‘카카오링크2.0’을 발표했습니다.

플러스친구는 기업 브랜드나 연예인, 잡지 등과 친구를 맺을 수 있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동방신기와 ‘플러스친구’를 맺으면 동방신기의 최신 사진이나 비공개 영상 등을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티켓몬스터와 플러스친구를 맺으면 티켓몬스터가 제공하는 할인음식점 정보를 카카오톡을 주기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링크2.0은 외부의 모바일 앱에서 카카오톡의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을 카카오톡 친구와 함께 할 수 있고, 약속 장소가 표시된 모바일 지도를 카카오톡 친구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이 같은 플랫폼 전략은 페이스북의 플랫폼 전략과 매우 유사합니다. 페이스북이 유선 웹에서 취한 전략을 카카오톡이 모바일에 적용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플러스친구는 페이스북의 ‘페이지’ 기능과 유사합니다. 기업이나 연예인, 언론사 등은 페이스북에서 홍보를 위해 페이지를 개설하곤 합니다. 그러면 이에 관심 있는 이용자들은 이 페이지를 구독(‘좋아요’)하게 되고, 이 페이지에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올 때 마다 구독하는 사용자들에게 최신 콘텐츠가 전달됩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도 구독(친구맺기)하는 회사나 연예인의 최신 콘텐츠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달됩니다.

카카오링크는 페이스북 앱과 유사합니다. 징가, 플레이피시 등이 페이스북 플랫폼 기반으로 게임을 만들어 성공시켰듯이 모바일 게임 업체들은 카카오링크를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오목 게임 개발자라면 카카오톡의 오픈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통해 카카오톡 친구와 오목게임이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아마 카카오톡의 향후 수익모델은 이 플랫폼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플러스친구나 카카오링크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무료로 카카오톡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과금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예를 들어, 플러스친구를 이용하는 기업이 카카오톡 사용자의 친구추천목록에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 일정 광고비를 내야 한다든지 하는 방식이 아닐까 예상됩니다.

즉 플랫폼 전략은 카카오톡이 지속가능한 서비스로 생존할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재 수익모델이 거의 없는 카카오톡은 플랫폼 전략이 실패할 경우 장기적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연 카카오톡 플랫폼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일단 시장에서 검증된 플랫폼인 페이스북의 전략을 벤치마킹 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보입니다. 이미 검증된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선과 모바일이라는 사용자환경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낼 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유선 웹 기반의 페이스북에서는 기업이나 연예인의 소식을 받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보고 싶지 않을  때는 스크롤을 내리면 쉽게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에서는 좀 다릅니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기업이라고 해도 시도 때도 없이 카카오톡 메시지가 날아오면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멋진 연예인이라도 내가 보고 싶을 때 봐야 예뻐 보이지, 직장에서 상사에게 꾸중 듣고 있는 시간에 휴대폰에 날아온 동방신기 사진이 반가울 리 없습니다.

대리운전 문자메시지가 한 잔 걸친 밤 12시에는 유용하지만, 평소에는 귀찮은 스팸 메시지에 불과한 것과 비슷합니다. 

과연 카카오톡의 플랫폼 전략이 카카오톡 이용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될 지 스팸 메시지만 양산해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서비스가 될 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심재석 기자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