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은 최대 경쟁사인 소니와 애플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소니와 애플, 델, HP 등 글로벌 업체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에 기여한 비중이 전체의 12%(4조8600여억원)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삼성전자로부터 LCD 패널과 메모리 반도체 등을 구매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른바 ‘적과의 동침’을 통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소니의 경우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액 40조2292억원 가운데 3.9%(1조5689억원)의 매출 기여를 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지난 2004년 7월 합작법인인 S-LCD를 설립한 바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LCD 패널의 절반 가량을 소니가 가져가고 있다. 소니는 LCD 패널 외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도 삼성전자로부터 구입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전 세계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에서 명성을 높이고 있는 애플 역시 삼성전자 매출에 대한 기여도가 3.7%에 달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1조4884억원. 애플은 이들 제품에 탑재되는 메인 프로세서(CPU)의 생산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에 맡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저장장치로 쓰이는 낸드플래시 역시 삼성전자로부터 구입하고 있는 큰손이다.
애플의 삼성전자 매출 기여도는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기여한 비중은 2.6%(9000억원) 수준이었다. 이것이 3분기 3.7%까지 올라온 것이다. 업계에선 애플의 스마트폰, 태블릿 판매량이 늘면 늘수록 삼성전자 부품 사업의 매출과 이익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 PC 시장에서 톱을 달리는 업체들도 삼성전자로부터 다양한 부품을 구매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델은 삼성전자에게 9252억원어치(2.3%)를, 세계 1위 PC 업체인 HP는 8850억원어치(2.2%)의 부품을 구매했다. 이들 역시 삼성전자와 세계 PC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