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홈플러스·MBK “회생절차 미리 준비 안해…ABSTB 발행 관여도 NO”

왕진화 기자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임직원 및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날 홈플러스 주주사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에 물품을 납입하는 소상공인들이 원활히 결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재를 출연한다고 밝혔다.2025.3.16 [ⓒ연합뉴스]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임직원 및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날 홈플러스 주주사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에 물품을 납입하는 소상공인들이 원활히 결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재를 출연한다고 밝혔다.2025.3.16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24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하지 못했으며, 회생절차 또한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날 홈플러스와 MBK는 “지난 2월25일 ABSTB의 발행, 판매 및 재판매의 거래당사자가 아니며, 해당 거래에 관여한 바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예상치 못한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시장으로부터 융통하던 운전자금의 확보가 어려워질 것임이 확실시 됨에 따라, 부도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지난 3월4일 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측은 “하지만 이러한 선제적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회생신청을 미리 예정하고 있으면서, 2월25일 매입채무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가 발행이 되도록 한 것 아니냐’는 부정거래 혐의로 인식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2월25일 오후 4시 경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하락 예정 사실을 최초 통지 받고 즉시 이의신청을 준비, 2월26일 오후 2시경 한국기업평가 담당자들을 면담하면서 ▲주주사인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에 대한 1000억원 상당의 자금보충약정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상환 조건 변경에 따른 부채비율 저감 효과에 관한 자료(부채비율이 982.7%에서 425.9%로 개선)를 제공하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하락을 예견했다면, 위와 같은 자금보충약정과 상환전환우선주의 조건 변경은 2025년 2월 신용 정기평정 심사 이전에 제시됐어야 함이 마땅하다”며 “그런데 2월25일 예정통지를 받은 후에야 이러한 조치들을 취했다는 것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예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용등급 하락은 2월27일 오후 확정됐다. 이어 28일 오후 ABSTB 및 기업어음 발행사인 신영증권으로부터 하락한 신용등급으로는 기존 융통해오던 단기 운전 자금 규모의 40% 정도 밖에 구할 수 없다는 점을 전달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 2025년 5월 말이면 대규모의 현금 부족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고, 2월28일 오후 회생신청 서류작업을 위한 실무에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측은 “주주사의 담당 직원들은 2023년 대형유통회사에게 회생절차가 적합한지 여부에 관해 일회성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자문 내용이 현실성이 부족해서 중단됐고, 이는 지난달 4일 홈플러스 회생절차개시 신청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는 지난 2월25일 ABSTB 발행, 판매 및 재판매의 거래당사자가 아니며 해당 거래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ABSTB는 신영증권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카드사들로부터 홈플러스의 상품거래 카드 채권을 실질적으로 인수한 후, 투자자에게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이란 것이다.

홈플러스는 “신영증권이 설립한 SPC의 카드대금 지급채권 참가 거래(SPC가 카드회사로부터 카드대금 지급채권을 양수하는 것과 유사)나, SPC의 ABSTB 발행 거래, ABSTB 인수인의 재판매 거래 등에 홈플러스는 전혀 관여할 수도 없었고, 실제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상품대금 지급을 위해 신용카드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과 단기 자금 운영 계획을 위해 ABSTB의 발행 주체인 신영증권으로부터 발행 규모(채권 수요)에 대해 사전에 확인을 받기만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는 올해 2월25일 ABSTB 발행과 관련, 홈플러스는 기존과 동일하게 신영증권으로부터 그 하루 전인 2월24일에 ABSTB 발행 규모, 거래조건 등에 대해서 확인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최초 예비 통지를 받기 하루 전의 일이며, 신영증권은 예정대로 2월 25일 ABSTB를 발행했다는 설명이다.

MBK파트너스 측은 “홈플러스로부터 ABSTB의 발행 규모 등에 대해 정보를 받았을 뿐이며, ABSTB 발행과 관련해 어떠한 의사결정이나 경영진에 대한 지시를 하지 않았고 관여한 바도 없다”고 전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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