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삼성SDI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미국과 유럽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선다.

삼성SDI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시설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신주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되며, 총 1182만1000주 규모(증자 비율 16.8%)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국 GM과의 합작법인(JV)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4월 18일이며, 확정 발행가액은 5월 22일 결정된다. 이후 5월 27일부터 6월 3일까지 우리사주조합, 기존 주주, 일반 공모 순으로 청약이 진행되며, 신주 상장은 6월 19일 완료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시설투자부터 양산까지 2~3년이 소요되는 산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배터리 업계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도 2025~2030년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러한 시장 흐름에 맞춰 ▲미국 스텔란티스·GM과의 JV 공장 설립 ▲헝가리 생산라인 증설 ▲LFP(리튬인산철) 및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연간 시설투자 규모는 2019년 1조7000억원대에서 2024년 6조6000억원대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일시적인 수요 위축에 따라 투자 효율화를 진행하지만, 핵심 기술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기술 경쟁력 강화, 수주 확대, 원가 혁신을 통해 시장 변동성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사이클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