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2025년 AGI 실현" 예측에 숨은 맥락은? [real! AI pro]
AI 대전환의 시대, 쏟아지는 이슈와 키워드 중 '꼭 알아야 할 것'과 '알아두면 좋은' 것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real! AI Pro]는 이 고민을 현업 전문가들이 직접 선정한 주제와 인사이트를 담아 명쾌하게 정리해드립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요즘 AI 업계에선 'AGI(인공일반지능)'라는 말이 부쩍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AGI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실현까지 먼 미래'라는 말이 많았는데,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특히 현시점 AI 선두주자인 오픈AI의 수장 샘 올트먼조차 지난해 11월 와이콤비네이터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에 가장 기대하는 일"이란 질문의 답에 "AGI"를 꼽기도 했지요.
다만 일부 비판도 있습니다. "AGI 달성의 기준이 무엇인가?"는 아직 업계에 통용되는 정의가 없고, 어떤 형태로 달성될지도 불분명한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은 그래도 왜 샘 올트먼과 같은 인물들이 '2025년, 혹은 가까운 시기에 AGI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을 가져왔습니다. 이를 AI 데이터 전문기업 플리토의 이정수 대표가 전해드립니다.
키워드1. "보이고 들려요..." 눈·귀·입 트인 LLM
안녕하세요, 이정수입니다. 요즘 AGI 조기 달성 여부를 두고 반신반의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최근 그들이 말하는 'AGI 달성 시그널'이 바로 LLM(대형언어모델)과 시청각 데이터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올해 1월 미국에서 개최된 CES 2025 현장에서 이런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됐는데요. 아직 추정의 영역이지만 나름의 근거를 갖고 정리해보았습니다.
첫 키워드는 LLM(대형언어모델)입니다. 지난해 AI 업계의 주요 키워드는 텍스트 외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 처리도 가능한 '멀티모달 AI'였습니다. 오픈AI가 그해 5월에 출시한 GPT-4o에 붙인 'o'에도 옴니(Omni, 모든)란 의미가 담겼습니다. 이어 12월에 정식 공개한 '실시간 영상이해 기능'도 놀라운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아무 곳이나 비추고 물어보면 챗GPT의 고급음성모드를 통해 그 즉시 대상에 대한 정보와 분석 결과를 들을 수 있었으니까요.
이는 그동안 모든 단계에서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 명령(Prompt)으로만 작동하던 LLM이 드디어 실시간 환경에서 입력되는 모든 시청각 데이터를 통해 소통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했습니다. 물론 이 정도로 AGI를 논하기엔 부족함이 많습니다.
키워드2. 핸즈프리 AGI 구현을 위한 'AI 글래스'
다음 키워드는 AI 글래스(Glass, 안경)입니다. 챗GPT 실시간 영상 기능의 단점은 스마트폰을 쥔 우리의 손이 자유롭지 못한 겁니다. 하지만 AGI가 결코 '장님'일 수 없습니다. 눈이 없는 AGI는 도로에서 내게 달려드는 자동차나 신호등 정보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니까요. 따라서 AGI 구현에 '눈'과 '손'을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면 이를 가장 보완할 수 있는 하드웨어는 인간의 눈과 동일한 위치에서 입출력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AI 글래스뿐입니다.
실제로 저는 올해 CES 2025 현장에서 거의 모든 AI 글래스를 체험해봤습니다. 다양한 디자인과 아이디어 상품이 출품됐는데, 아직은 대부분 렌즈에 표시되는 영상 품질이나 사용자 편의(시선처리 등) 수준이 아쉽긴 했습니다. 물론 애플의 '비전프로' 같은 360도 AR·VR 기기들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착용하기엔 무겁고 비싸서 안경의 대체제는 될 수 없지요.
결국 AI 글래스의 한발 나아간 혁신이 요구됩니다. 이때 하드웨어 품질의 문제는 멀지 않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는 AI 성능인데, 현실적으로 지금 AI 안경 제조사들이 챗GPT 수준의 LLM이나 대화형 AI 서비스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대단히 낮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고성능 AI 개발은 최첨단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은 물론, 대규모 자금까지 필요한 과제입니다. 하드웨어 기업들을 비방할 의도는 결코 아닙니다만, 대부분 하드웨어 기술에 특화된 AI 글래스 관련 스타트업들이 단기간에 고수준 AI 개발 역량까지 갖출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생각보다 단순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바로 상호 윈윈(Win-Win)이 가능한 인수합병(R&D)을 통해서 말입니다. 특히 오픈AI나 구글 같은 AI 빅테크들은 막대한 현금 보유량과 압도적인 AI 기술 역량을 자랑합니다. 반대로 하드웨어 기술은 '상대적으로' 부족한데, 강력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망 AI 글래스 기업을 인수하는 건 이들에게 자체 하드웨어 개발보다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됩니다.
특히 인수합병은 기술과 인재가 동시에 확보되며, 그들을 통해 이미 개발된 하드웨어에 챗GPT 같은 외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역시 하드웨어 기업이 AI를 직접 개발하는 방법보다 빠르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접근법입니다.
실제로 이달 초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대규모 상표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출원된 상표 제품군에 안경은 물론이고 AR·VR 헤드셋, 헤드폰, 노트북,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하드웨어가 포함된 걸로 전해집니다. 오픈AI가 아무리 올해 로봇 등 하드웨어 개발에 관심을 드러냈다고 한들, 과연 이 모든 제품을 직접 개발할까요?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올해 오픈AI가 AI 글래스 기업을 포함한 하드웨어 기업들의 여러 인수 소식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합니다.
키워드3. 보고, 듣고, 스스로 행동하는 'AI 에이전트'
마지막 키워드는 AI 에이전트입니다. 올해 글로벌 AI 산업의 핵심 키워드이자, 이제는 사용자가 지시하지 않아도 주어진 과제를 능동적으로 수행하고 결과 판단까지 가능한 AI를 말합니다. 오픈AI도 지난달 '오퍼레이터(Operator)'로 명명된 초기형 AI 에이전트 미리보기 서비스를 출시했지요. 당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오퍼레이터는 사용자 대신 웹브라우저 제어, 쇼핑이나 레스토랑 및 숙박 예약 등을 대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주목할 점은 오픈AI는 이 모델이 GPT-4o의 영상처리 기능과 추론 능력을 결합한 기술로 작동한다고 설명한 부분이고요.
자, 이제 감이 잡히나요? 샘 올트먼을 비롯해 AI 산업에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우리 예상보다 빠른 AGI 달성을 언급하기 시작한 이유는 결국 ①추론 가능한 멀티모달AI ②실시간 영상처리 AI ③다양한 AI 에이전트 서비스의 완전한 결합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최종 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LLM은 이미 사람과 버금가는 수준의 대화가 가능합니다. 실시간 영상처리 기술은 여기에 눈·귀·입을 달아주었습니다. 이를 탑재할 수 있는 AI 글래스는 우리에게 양손의 자유를 줍니다. 이처럼 시청각 데이터 처리와 음성대화가 가능하며, 나를 대신해 특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들도 이제 속속 공개됩니다. 나아가 특정 기능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들은 다시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될 것이며 LLM은 다시 멀티 에이전트를 통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즉, 우리는 LLM을 통해 눈과 손이 달린 AI와 직접 소통하며 에이전트 서비스를 어떻게 결합하는가에 따라 'AGI'라고 불러도 무방할 비서를 안경처럼 착용할 일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인데요. 꼭 이런 타입의 AGI는 꼭 안경이 아니라도 휴머노이드 로봇, 노트북, 자동차 등 멀티모달 데이터 처리 기반 LLM이 탑재 가능한 모든 폼팩터에서 다양한 형태의 AGI가 곧 실현될 것으로도 예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밖에도 AGI의 등장은 저희 플리토와 같은 AI 데이터 전문기업들에게도 더 폭넓은 비즈니스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광범위한 시청각 데이터를 AI가 효율적으로 실시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지금보다 정교한 데이터로 학습된 AI 모델도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합법적인 데이터 수집 및 처리 범위 등과 관련된 새로운 이슈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이 관점에서도 더 자세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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