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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챗GPT 전용 단말기' 초읽기…삼성이 잘하는 걸 보여줄 때

배태용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4일 오전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갖고 손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4일 오전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갖고 손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요즘 삼성전자를 둘러싼 분위기는 무겁다. 반도체 시장에서 부진이 계속되며,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는 말까지 들려온다. 한때 초일류 기업이라 불리던 삼성전자의 위상에 금이 가고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데엔 반도체 사업이 가장 크게 기인하고 있다. 반도체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고 있으며, 주가는 반등하지 못한 채 정체 상태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긴밀한 협력을 구축하며 시장을 선점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후발주자로 밀려난 상태다. HBM3E 양산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엔비디아의 주요 공급자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으며, 고객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였던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마진 압박이 심화되면서 실적 회복이 더디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TSMC가 3나노 공정에서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보이며 엔비디아, 애플, 퀄컴 등 주요 고객사들을 독점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수율 문제와 고객 신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2나노 이하의 미래 공정에서도 TSMC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질 위험이 있다. 최근 고객사 이탈과 수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의 경쟁력 저하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비 같은 소식이 최근 들려왔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방한하면서,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 것.

올트먼 CEO는 방한 전 일본에서 AI 전용 단말기 개발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새로운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AI 소프트웨어의 최전선에 있는 오픈AI가 이제 하드웨어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목되는 점은 오픈AI가 AI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하드웨어 단말기 개발 경험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AI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폰과 가전 제품을 통해 이미 AI 연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경험을 축적해왔다. AI 전용 단말기가 본격적으로 개발된다면, 오픈AI는 신뢰할 수 있는 하드웨어 파트너를 필요로 할 것이고, 삼성전자가 유력한 협력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구체적인 협력 계획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오픈AI가 자체적으로 하드웨어 개발을 진행하기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 AI 단말기는 높은 성능의 연산이 가능한 하드웨어 설계, 소프트웨어 최적화, 안정적인 공급망 등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요소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로서도 AI 단말기 개발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의미한다. 기존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을 넘어, AI가 중심이 되는 차세대 디바이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AI 산업이 클라우드 중심에서 온디바이스 AI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AI 하드웨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

향후 관건은 협력 방식이다. 단순히 반도체 공급에 그칠 것인지, 삼성전자가 오픈AI의 AI 전용 단말기 개발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양사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면, 삼성전자는 AI 하드웨어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요즘 좀처럼 즐거운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AI 전용 단말기 시장에서 강점을 살린다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삼성전자가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 AI 시대의 핵심 기업으로 다시 도약할 때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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