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DD탐방] "원장님 없는 새벽, 피아노 연습하러 갑니다"…QR인증으로 '출석 완료'

김보민 기자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소재 '피아노리브레'. 수강생은 무인 운영에 맞춰 원하는 시간에 연습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소재 '피아노리브레'. 수강생은 무인 운영에 맞춰 원하는 시간에 연습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매서운 한파가 찾아온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성인음악학원 피아노리브레 신촌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개인 연습을 위해 발걸음한 회원들의 연주 소리로 가득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개별 연습실에는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일찍이 하루를 시작한 이들이 보였다.

분주한 연주실과 달리 로비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회원을 안내하는 데스크 직원도,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방을 오가는 강사도 만나볼 수 없었다. 유인에 무인을 더한 피아노리브레의 하이브리드 운영 방식을 체감할 수 있는 풍경이다. <디지털데일리>가 찾아간 오전 9시는 회원이 자유롭게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한 시간대였다. 연주실 벽면에는 무인 운영 시간대와 수업 시간 등을 공유해 볼 수 있는 보드가 부착돼 있었다. 스케쥴표를 보니, 무인 운영이 가능한 날이라면 오전 7시에도 원장님 없이 연습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출입 보안에는 문제가 없을까. 회원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무단으로 침입할 가능성을 없을까. 피아노리브레는 출입문 옆에 출입인증 시스템을 장착해, 등록된 사용자만이 무인 공간에 들어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이 서비스를 구현한 주인공은 통합 보안 전문기업 '슈프리마'다.

간편 인증으로 출입문 '활짝', 사장님도 잠금 확인 '뚝딱'

피아노리브레가 도입한 출입인증 서비스는 슈프리마 클라우드 기반 매니지드 서비스 '클루(CLUe)'다. 클루는 슈프리마 출입인증 장치 화면에 표시된 동적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것만으로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동적 QR은 일정 주기로 이미지가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스크린샷, 사진 및 영상 촬영으로 인한 코드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본 인증 방법은 간단했다. 장치에 떠오른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자 클루 인증 화면이 떠올랐고, 카카오 인증을 눌러 본인 확인 절차를 마무리하자 자동으로 출입문이 열렸다. 인증부터 출입문 잠금 해제까지 걸린 시간은 10초 채 되지 않았다. 카카오톡 인증을 원하지 않는 사용자는 네이버 앱으로도 출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네이버 앱을 통해 출입 QR코드를 장치 카메라에 인식하자, 동일한 절차를 거쳐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피아노리브레는 출입인증 서비스 도입으로 무인 운영 효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피아노리브레 신촌센터 관계자는 "주말과 오전 시간대에 학원을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방문 회원이 수기로 출석을 체크하거나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은 번거로울 수 있다"며 "대리 수강 또는 비회원 무단 출입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가입 없이 개인 스마트폰으로 쉽게 본인 인증을 한 후 출입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고, 회원권이 있는 이들만 출입할 수 있어 정확한 관리도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클루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장은 다양하다. 피아노리브레처럼 회원 관리가 필요한 사업장 뿐만 아니라, 출입 통제가 필요한 무인매장도 클루를 사용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가 방문한 아이스크림 무인매장 픽미픽미아이스 양재점 또한 클루 서비스를 통해 출입 여부를 확인하고, 폐쇄회로(CC)TV와 연동된 앱을 통해 실시간 현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픽미픽미아이스 양재점 관계자는 "주간에는 출입문을 개방하고 야간에는 출입인증을 한 이용객만 출입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24시간 무인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간에는 이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야간에는 무인매장 관련 범죄 가능성이 높고 즉각적 대응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클루 도입으로 신원이 확인된 이용객만 출입을 허용해 야간에도 안심하고 매장을 24시간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출입 인증 방식이 간단해 방문객 편의도 높였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무인매장에서 사용하는 신용카드 유효성만 검사하는 출입인증 방식은 사용자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고, 매월 지속 통신 비용이 발생한다"며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인이나 어린이의 경우 무인매장 접근에 제한이 있었는데 클루의 경우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인증이 가능해 용이하다"고 밝혔다.

출입 고객 개인정보도 안전히 보관된다. 무인매장 내에서 도난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점주는 즉각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고 정보를 별도로 요청해야 한다. 슈프리마 관계자는 "개인정보라서 점주조차 관련 정보를 바로 볼 수 없다"며 "이벤트 내역 또한 암호가 걸려 전달이 된다"고 부연했다.

클라우드 올라타 ACaaS 강자로…"쉬운 설치, 편한 연동"

이종근 슈프리마 수석연구원이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클루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이종근 슈프리마 수석연구원이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클루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슈프리마 클루 서비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이는 서비스형액세스제어(ACaaS) 시장에서 슈프리마가 국내 최초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었던 동력이기도 하다.

이종근 슈프리마 수석연구원(이하 수석)은 "기존에는 로컬에서 장치가 서버를 따로 두고 통신을 해야 했는데, 이런 경우 제약 사항이 많다"며 "실시간으로 로컬에다 서버를 설치해야 하고 관리를 해야 하다 보니, 편리성이 떨어지고 유연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슈프리마 클루는 웹 서비스 간 연동에 필요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제공에서 장치 관리 및 장애 대응까지 출입인증에 필요한 개발과 운영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수석은 "국내에서 클라우드 레벨로 통합(인테그레이션·integration)을 지원하는 업체는 아직 없다"며 "다른 업체들의 경우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주고 고객이 클라우드에 직접 구축을 해야, 여기에 매니지드 서비스를 올리겠다는 식으로 접근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다만 대부분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고객사의 경우 통제에 관련된 부분에 주요 리소스를 투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SDK의 경우 소유권(오너십·Ownership)을 갖는다는 점에서 좋지만, 개발에 대한 비용 등 부담이 크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를 하고, 서버 개발을 직접 하는 경우에 용이한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슈프리마 클루 간편 출입인증 서비스 구성도 [ⓒ슈프리마]
슈프리마 클루 간편 출입인증 서비스 구성도 [ⓒ슈프리마]

슈프리마 클루는 회원 관리가 필요한 공간과 더불어 공간, 회의실, 방문객, 근태 관리가 필요한 공간에 설치되고 있다. 공유오피스와 영상관제(VSaaS) 영역에서도 활약 중이다. 슈프리마는 서비스 작동에 필요한 하드웨어 또한 직접 만들어, 전방위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이 수석은 "인증 수단은 '얼마나 잘 지원이 되는지'가 중요하다"며 "출입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곧 비용과 직결되는데, 슈프리마는 기기(디바이스) 하드웨어 기반도 갖추고 있어 차별점이 분명하다"고 소개했다.

슈프리마는 향후에도 클라우드 및 ACaaS 기반 사업 확장에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일본 등 글로벌 공략은 물론, 맞춤형(커스터마이징) 지원 또한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 수석은 "옴니아 등 글로벌 보고서에서 클라우드 분야 확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글로벌 단위에서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는가를 따져보면 그렇지 만은 않다"며 "특정 버티컬과 상황에 맞춰 일어나고 있는데, 출입통제 영역도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클라우드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는 업체 서비스가 있다"며 "이들과 차별화해 시장을 겨냥하고, 새로운 비전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