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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통' 이호성 하나은행장에 쏠리는 관심… '정체된 실적', 반등 이끌어낼까

강기훈 기자

ⓒ이호성 하나은행장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올해부터 하나은행을 이끌게 된 이호성 신임 하나은행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카드업계에서 뛰어난 영업력을 입증했던 것처럼,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는 평가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안정적인 실적 기조 속에서도 '저성장' 늪에 빠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겹쳤다. 확실한 실적 개선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이호성 하나은행장에게 리딩뱅크 수성이라는 특명이 주어진 셈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의 추천을 받은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지난 2일 부로 하나은행을 이끌게 됐다. 임기는 2년이다.

1981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한 이 행장은 하나은행 강남서초 영업본부장, 중앙영업그룹장, 영업그룹장(부행장)을 거쳐 하나카드 대표로 재직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다시 은행장으로서 은행업계에 돌아온 것이다.

이 행장은 앞서 하나카드 대표로서 '트래블로그'를 크게 흥행시켰다. 2022년 7월 출시된 트래블로그는 지난달 24일 기준, 가입자 700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힘입어 7개 전업카드사 중 실적 면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던 하나카드를 5위(올해 상반기 기준)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은행과 카드가 업종별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섣부른 예측은 조심스럽다. 다만 영업으로 성과를 거둔 이 행장이 선임됨으로써 은행 분위기 전환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하나금융 측은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2조780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2조7664억원과 견줘 불과 0.5%(144억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경쟁자인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2조5991억원에서 3조1028억원으로 무려 19.4%(5037억원) 급증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2022년 이후 2년 연속 리딩뱅크에 등극했던 하나은행이 2024년 결산에선 왕좌를 신한은행에 내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리딩뱅크' 등극을 천명했다. 현장을 중시하는 이 행장은 "'하나'만의 손님 중심 영업문화 DNA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행장이 내세운 3가지 핵심 전략은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 기반 확대,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모델 혁신, ▲손님 중심의 기업문화 재정립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은 영업 현장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이 행장이 제시한 전략을 바탕으로 하나은행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혁신과 성장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현장 영업'이 특히 올해처럼 금융 환경이 녹록지 않을 때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사실상 전 은행권이 영업 강화 전략을 올해 핵심 키워드로 택했다.

더구나 지금과 같이 고환율이 지속되면 은행 입장에선 위험가중자산(RWA)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올해 은행권의 실적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영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인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불확실한 금융환경과 기준금리 인하로 올해는 작년만큼 은행들이 호실적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며 "뛰어난 영업통을 은행장으로 낙점한 하나금융의 행보에 특히 관심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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