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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강자만 살아남는 콘텐츠 전송 시장? '아카마이-에지오 인수' 의미

김보민 기자
[ⓒ아카마이 홈페이지 캡처]
[ⓒ아카마이 홈페이지 캡처]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이하 아카마이)가 라임라이트네트웍스를 전신으로 둔 '에지오(Edgio)'의 부분 자산을 품었다.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시장에서 맞붙던 두 기업이 이번 인수를 계기로 손을 잡은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 안팎에서는 예상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콘텐츠 전송 기술이 당연해진 데다, 클라우드 기반 사업자까지 늘어나면서 수익성을 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카마이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에지오의 주요 자산을 흡수해 역량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카마이는 지난해 12월 에지오의 일부 자산 인수를 완료했다. 아카마이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인수는) 에지오의 콘텐츠 전송 및 보안 사업에서 특정 고객 계약과 포트폴리오 특허에 대한 비독점적 라이선스 권한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인수 금액은 1억2500만달러, 한화 약 1800억원대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파산법원은 에지오의 파산 경매와 구제 신청 일환으로 아카마이가 일부 자산 인수에 입찰한 것을 두고 승인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아카마이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거래에는 에지오 인력과 기술, 그리고 네트워크에 대한 자산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에지오는 라임라이트네트웍스가 야후 CDN 사업부 '에지캐스트'를 인수한 직후 사명을 바꾼 기업이다. 라임라이트와 애지캐스트 모두 CDN 시장에서 핵심 순위권에 꼽힌 곳이다. 에지오는 사명 변경을 기점으로 기존 CDN에 더해 네트워크 영역에 대한 가시성, 보안, 관리 등 사업에 매진해왔다. 지난해 1월에는 토드 힌더스 최고수익책임자(CRO)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며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짐을 밝힌 지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일부 자산 인수 결정이 나온 배경에는 콘텐츠 전송 시장에 깔린 어려움이 있다. CDN은 웹콘텐츠를 사용자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인프라로, 대규모 트래픽을 처리해야 할 때 용이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 작업 및 온라인 활동이 잦아지면서 CDN 시장이 활황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콘텐츠 전송 기술이 '당연히 갖춰야 하는 요소'로 여겨지면서, CDN 전문 기업들 또한 보안과 분산 클라우드 등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지오에 대한 기업 가치 평가가 고꾸라진 것은 약 3년 전부터다. 재무제표 공시 지연과 주가 기준치 미달에 대한 지적이 제기돼 왔고, 재무 위기를 기점으로 이익 실현을 위한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쏟아진 바 있다. 힌더스 CEO는 지난해 9월 기업회생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일부 사업 매출을 빠르게 성장시키지 못하면서 비용을 상쇄하지 못했다"며 "비즈니스 부문을 보호하기 위한 기로에 서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인수·합병(M&A)이 이어지고 있는 콘텐츠 전송 시장에서 강자만 살아남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CDN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는 아카마이와 클라우드플레어가 있고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 기업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업군에서는 아카마이와 에지오가 오랜 각축전을 이어왔는데, 이번 인수로 판도가 뒤바뀔 전망이다. 에지오 한국 지사 또한 정리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카마이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아카마이는 "아카마이 고객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에지오가 CDN 운영을 중단하기 전 필요한 지원과 최상의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규 고객에게 분산 플랫폼에서 실행되는 아카마이 보안 및 클라우드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주요 사업 부문에서 다각화를 전개할 계획이다. 분산형 클라우드 전략을 필두로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그 일환으로 분산 플랫폼 '아카마이커넥티드클라우드(ACC)' 전개에도 집중하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쿠버네티스 클러스터를 대규모로 배포, 관리, 확장할 수 있는 기업용 플랫폼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CDN 시장은 아카마이를 비롯한 주요 기업을 필두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CDN 시장 규모는 2036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24.5%를 기록해 600조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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