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코믹콘 빛낸 ‘K-웹툰’…네카오 성과 잇달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미국 양대 코믹·엔터테인먼트 행사 중 하나인 ‘뉴욕 코믹콘(NYCC)’에서 K-웹툰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콘텐츠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7~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NYCC 2024에 참가했다. 양사 모두 지식재산권(IP) 생태계에서 발굴된 콘텐츠를 단행본으로 출판하거나 하나의 IP를 다른 포맷으로 확장하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웹툰 글로벌 팬덤과 창작 시장 확장에 속도 내는 모습이다.
◆네이버웹툰, 웹툰 IP로 美 종이책 시장 공략 박차
네이버웹툰 미국 모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 산하 통합 스튜디오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는 펭귄 랜덤 하우스, 하퍼 콜린스 등과 같은 주요 출판사가 모인 NYCC 2024 출판사 섹션에서 자사 웹툰 IP 단행본 홍보에 나섰다.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는 ‘마피아 내니(Mafia Nanny)’, ‘키스 벳(Kiss Bet)’, ‘싸움독학’ 등 인기 웹툰 IP 단행본 미리보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한정판 굿즈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는 지난 1월 영미권 최대 출판사인 펭귄 랜덤 하우스와 다년간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부터 펭귄 랜덤 하우스 글로벌 판매 채널을 통해 ‘왓패드 북스’와 ‘웹툰 언스크롤드’ 출간작들을 판매 및 유통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주요 만화시장과 달리, 전체 만화시장의 80% 이상이 인쇄 만화시장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만화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3% 성장한 27억1300만달러(한화 약 3조7200억원)를 기록했다. 이 중 디지털 만화와 웹툰을 비롯한 만화 앱 시장은 5억400만달러(한화 약 6900억원)에 그쳤다.
네이버웹툰은 아시아 지역 주요 만화시장과 달리, 디지털 만화가 보편화되지 않은 미국 시장에서도 웹툰 IP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로어 올림푸스’는 미국 시장 조사 전문업체 서카나(Circana)가 집계한 지난 5월 북미 지역 ‘그래픽 노블’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 웹툰 IP 3개도 모두 톱(Top) 20에 올랐다.
한편, 이번 행사 기간 네이버웹툰 영어 플랫폼 ‘웹툰(WEBTOON)’은 ▲글로벌 최대 어학 플랫폼 ‘듀오 링고’와 공동 부스 ▲북미 영상과 출판을 이끄는 웹툰 엔터 자회사인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단행본 부스를 마련했다. 웹툰 엔터 부스에서 미국 현지 유명 작가들 사인회를 비롯 웹툰·독점 굿즈(MD) 판매가 진행됐으며,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부스에서는 웹툰·웹소설 단행본을 선보이며 사인회를 열었다.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관계자는 “웹툰 IP는 미국 출판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도 자체 출판과 글로벌 출판사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출판 시장에서 웹툰 IP 가치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 美 대표 웹소설 IP, 크런치 통해 애니메이션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9일(현지시간) NYCC 2024 ‘끝이 아닌 시작’ 패널 세션에서 한국계 미국인 작가가 쓴 북미 웹소설의 애니메이션 제작 소식을 알렸다.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타파스’ 대표 IP ‘끝이 아닌 시작(The Beginning After the End, TBATE)’이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플랫폼(OTT)인 크런치롤을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내년 중 전 세계에 공개된다.
슬로우커브와 애니메이션 프로덕션인 스튜디오 에이캣이 제작사로 협업하는 이번 애니메이션 제작에는 터틀미 작가를 주축으로, ‘데이트 어 라이브’, ‘카타나가타리’를 연출한 모토나가 케이타로 감독 등 다수 히트작을 만든 전문 제작진이 편성된다. 특히 터틀미 작가는 애니메이션 총괄 프로듀싱과 함께 스토리의 핵심적인 내용이 효과적으로 연출 및 각색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스토리 감수에 참여할 계획이다.
‘끝이 아닌 시작’은 타파스엔터테인먼트가 미국 현지에서 발굴한 타파스 오리지널 IP이자, 인기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하는 카카오엔터 노블코믹스 시스템으로 글로벌 팬덤을 구축한 대표적인 IP다.
전생의 왕이었던 아서가 마법과 괴물로 가득한 새로운 세계에 환생해 세상을 뒤바꿀 거대한 운명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게 특징이다. 이 작품은 타파스에서 연재를 시작한 후 북미는 물론 한국, 일본, 프랑스 등 7개 언어로 번역돼 매월 약 50만달러(한화 약 6억8000만원)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코믹 출판물이 주류인 북미에서 출간된 단행본도 높은 인기를 기록하고 있으며, 웹툰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한국에도 역수출돼 연재 중이다.
마이크 주 타파스엔터테인먼트 만화 및 영화·TV 부문 총괄은 “이번 협업은 웹툰이 애니메이션으로 확장되는 기념비적인 순간을 의미한다”며 “웹툰, 웹소설이 엔터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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