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4] "평생 모은 돈, 문자 한통에 털려"…상반기 스미싱 피해 90만건 육박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휴대전화를 이용한 각종 금융 범죄가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문자메시지를 통한 사기 수법 '스미싱(SMS 피싱)' 피해 접수 건수가 90만건을 육박하면서 엔데믹 시대 사상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휴대전화 불법 스팸 신고는 총 2억1751만63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스미싱 피해 신고는 88만7859건으로 지난 2020년(95만843건) 이후 가장 많았다.
피해 연령대도 기존 중장년층에서 고령층으로 상향됐다. 연령대별 피해 분포를 살펴보면 2020년 4050세대가 58.5%로 가장 큰 피해 비중을 나타냈지만, 지난해의 경우 5060 세대가 62.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수법이 다양화되면서 SNS 채팅 대신 문자메시지를 주로 이용하는 고령층을 주요 범죄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미싱은 스팸 문자 중 하나로 단순 홍보성 광고 문자에 그치는 게 아니라 보고장, 택배 숙취 확인 메시지처럼 피싱 사이트 접속과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해 금전 탈취를 꾀한다. 보이스피싱은 물론 몸캠 피싱 등 다른 사기 범죄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했던 금융 범죄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다시 늘어나자 스피싱 피해액도 급증한 모양새다. 2021년(50억원)에서 2022년(40억원) 소폭 줄었던 관련 피해 금액은 지난해 들어 3.6배(144억원) 상승했다.
스미싱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사기 수법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해 ▲소액결제사기 ▲로맨스스캠 ▲개인정보 탈취 등 다양한 유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QR 코드를 활용한 '큐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동킥보드, 따릉이 등 공유모빌리티를 이용할 때 QR 코드로 특정 사이트를 접속하게 되는데 이때 악성 앱이나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갈취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특히 사기 범죄자들이 이용자 정보 강탈을 위해 QR 코드 스캐너에 특수 필름을 일일이 붙여 가며 범죄를 노리는 탓에 아직 뚜렷한 기술적 예방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스미싱 피해자 다수는 상대적으로 보완 장벽 낮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을 통해 범죄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KISA는 지난 3월 카카오톡 채널 '보호나라' 서비스를 신설해 사기가 의심되는 문자메시지에 대해 스미싱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최수진 의원은 "스미싱 범죄가 나날이 지능화되면서 문자메시지 한통에 평생 모은 돈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성별, 연령과 상관없이 노리는 묻지마 금융사기인 만큼 특단의 피해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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