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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손흥민·이강인 노린다”…AI 스포츠 중계로 꿈꾸는 미래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가까운 미래, 제2의 이강인, 제2의 손흥민도 탄생하지 않겠습니까. KT스카이라이프는 AI(인공지능) 스포츠 중계를 통해 이들의 아마추어 선수 시절 데이터를 확보하고, 향후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KT스카이라이프가 AI(인공지능) 바람에 몸을 실었다. AI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자리잡은 가운데 스카이라이프 역시 AI 기반 스포츠 중계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지난 12일 AI 스포츠 중계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KT스카이라이프 사옥에서 만난 조준환 미래전략팀장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상기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성장이 정체된 유료방송 시장에서 ‘신사업’은 오랜 가뭄 속 단물과도 같은 단어다. 고령화 사회 속 태어난 아이처럼 반갑고 귀하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일임을 의미하기도 하다. 기업에게 성장 정체는 곧 위기로, 과감한 투자는 금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KT스카이라이프가 이 시장에 뛰어든 배경은 아이러니하게도 생존과 무관하지 않다. 가입자 증가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가운데, 가입자를 확보하려면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회당 100억원 이상 천정부지로 치솟은 제작비 탓에,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만들기 어려워진 건 이미 모두가 아는 사정이다. 그야말로 뫼비우스의 띠다.

이 가운데 KT스카이라이프가 주목한 콘텐츠는 ‘스포츠’다. 모두가 스포츠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사업자에겐 중계권 확보 마저도 하늘에 별따기가 됐지만, KT스카이라이프는 직접 중계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는 관련 AI 기술을 확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서 KT스카이라이프는 AI 무인 카메라 구축을 통해 아마추어 스포츠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AI 스포츠 중계 전문기업 '호각'(HOGAK)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조준환 팀장은 “스포츠 중계를 보려면 돈을 내야하는 시대가 됐다. 프로야구·프로축구를 TV에서 못 보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치열한 중계권 싸움으로 스포츠 콘텐츠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KT스카이라이프는 유료방송 가입자에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지속 제공하고자 직접 중계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AI 중계의 경우 최소한의 인력과 비용으로 고품질의 중계 영상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카메라를 포함해 중계차·스텝 등 들어가는 비용만 수천만원에 달했다면, AI 중계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경기장에 AI 중계 카메라 한 개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비용도 10분의 1 수준으로 절감됐다.

AI 기술 역시 크게 고도화됐다. 과거에는 AI 중계 카메라가 민머리 심판을 공으로 인식해 따라간 웃지 못할 사례도 있었지만, 현재는 경기를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AI 중계와 직접 중계의 차이를 체감하긴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그동안 수익성 문제로 중계가 어려웠던 스포츠 혹은 스포츠 이벤트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조 팀장은 밝혔다.

당장 오는 21일 호각과 ’서울 2024 홈리스월드컵' 중계도 앞뒀다. 2003년 시작된 홈리스월드컵은 주거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의 자립 의지를 높이고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 지속가능한 삶의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응원하는 국제 축구 대회로, FIFA가 공식 후원한다.

너도나도 거스를수 없는 흐름이라는 이유 만으로 AI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스카이라이프가 가진 사업 목표는 분명하다. 아마추어 시장을 공략해 데이터를 먼저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 부분에선 잠재성을 가진 선수들의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는 한편, 사업 면에선 생활 스포츠인들의 '라이프 히스토리'를 중계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향후 KT스카이라이프는 KT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사물인터넷통신(IoT)과 결합하는 등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고,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스포츠 인재 육성으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조준환 팀장은 “AI 스포츠 중계는 스카이라이프가 시장에 좋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라고도 봤다"라며 “생활스포츠인들도 자신의 라이프 히스토리를 소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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