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구속 여파… “카카오뱅크 지배구조 불확실성, 목표주가 하향” 하나증권
[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하나증권은 8일 카카오뱅크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순익이 예상에 부합한 성적표라면서도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과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 산정방식 수정 추진 등의 규제 요인 등을 반영해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기존 3만2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2분기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46.7% 증가한 1200억 원으로 예상치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성장률이 2.9%로 예상보다 높았고, 순이자마진율(NIM)은 2.17%로 1bp(0.01%) 하락에 그쳐 순이자이익이 크게 확대됐으며, 유가증권관련 이익이 큰폭 증가한데다 기존 전통은행들과는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추가 적립 요인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대손비용도 직전분기 보다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회성 요인으로는 민생금융 자율프로그램 비용 100억 원이 있었고 모임통장 잔액 확대 등 저원가성예금의 지속적인 증가로 독보적인 수신경쟁력이 계속 확인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나증권은 카카뱅크의 수수료(Fee)·플랫폼 수익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이디어 상품·서비스 출시로 Fee·플랫폼수익 확대를 도모하고 있지만 해당 수익을 의미있게 확대시킬 수 있는 마이데이터, 신용카드, CB사업 등이 대주주 리스크로 인가가 지연되고 있어 단기간 내 관련 모멘텀 발생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저신용자대출, 총여신 기준으로 관리시 전체 여신 증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대출 목표 비중을 현재의 가계신용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평잔 30% 이상)대신 총여신 대비 일정 비율로 산정해 관리·감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전월세, 주담대 등의 주택대출 증가가 관련 비율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총여신 기준으로 관리될 경우 중저신용자대출 순증분의 일정배수 만큼만 전체 여신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총여신 대비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약 11% 수준이다. 목표 비율이 어느 정도로 설정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 수준에서 크게 상향되지 않는다면 추가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액도 중저신용자대출 목표 비율 산정에 포함되고 있으며, 분기당 중저신용자대출이 2000억 원 늘어난다고 가정시 이는 총여신을 약 1조3000억~1조8000억 원(목표 비중 11~15% 가정시)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조3000억 원 증가는 대출 성장률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라면서 “다만 목표 비율이 상향될 여지가 있는데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대주주 지위 잃을 가능성 높고 잠재인수자 찾기 쉽지 않아”
한편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구속에 따른 후폭풍은 카카오뱅크의 악재로 지목됐다.
최 연구원은 “대주주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 구속으로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분명 리스크 요인”이라면서 “최종 판결까지는 수년이 소요되고, 판결 결과도 예단하기 어렵지만 만약 유죄 확정시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가 대주주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2대주주의 적은 출자여력과 투자금융 DNA 훼손 우려, 금융지주사 인수는 주주 설득의 어려움, 산업자본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건 등을 감안하면 처분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잠재 인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아 시장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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