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행권, 홍콩 ELS 배상안 '줄다리기'… 판매액 큰 KB국민은행 행보에 관심 고조
-당국 "선제적 배상 지급" vs 은행 "자율적 선지급 무리"
-배상안, 불완전판매 시비 여부 및 소송전 확대 가능성도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관련 투자자에 대한 손실 배상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자율배상안 지침을 마련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반면,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최종적인 배상안 가이드라인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다만 H지수 ELS 배상안 가이드라인이 나오더라도 수많은 투자자들과 은행권과의 손실 배상 지급 비율 등을 두고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적지 않고, 소송전까지 확대할 여지도 있어 실제 배상 지급이 이뤄지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이 판매한 H지수 ELS 상품의 손실 규모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들의 지난 15일까지 만기 금액 1조1746억원 중 고객 상환액은 5384억원에 불과했다. 즉, 총 6362억원 손실이 확정된 것이다. 확정 손실률은 무려 54.2%에 달한다.
이처럼 홍콩H지수 ELS 만기 도래 금액이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누적 손실액만 약 4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자 손실 어떻게?…배상안 가이드라인 '주목'
이에 불완전판매 여부 등 관련 투자자 배상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부터 주요 은행과 증권사를 중심으로 H지수 ELS에 대한 2차 현장점검에 돌입했으며, 은행권에 선제적인 자율 배상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최종적인 배상안 가이드라인은 2월말~3월초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은행권은 금융 당국의 최종적인 배상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은행권은 자율 배상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을 경우 불완전판매를 자인하는 결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손실 규모가 막대한 만큼 섣불리 손실 배상에 나서는 것이 선례가 돼 나중에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의 행보에 은행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특히 판매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에 자율 배상안 등을 압박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면서 "대부분의 은행들도 섣불리 움직이기 보다는 판매 1위사 은행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 역시 "은행권 배상안의 키는 국민은행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아직은 금융당국의 배상안도 명확한 윤곽이 드러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은 선제적으로 구체적인 제스쳐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투자자들에 실질적인 배상이 지급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종적인 금융당국의 배상안 가이드라인이 나오더라도, 이를 기반한 은행권들의 종합적인 배상 비율 등을 두고 은행권과 관련 투자자들과의 마찰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H지수 ELS는 과거 라임펀드나,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때와는 달리 상품 구조는 물론 투자자들의 범위도 워낙 크기 때문에 일일이 불완전판매 등의 시비를 가리기도 쉽지 않고, 향후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ELS 배상안 관련 대략적인 내용을 내비치기도 했는데, 이는 아직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형평성 측면에서도 말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며 "특히 이번 ELS는 타겟층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지속적인 민원 등의 제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사태가 마무리 되려면 최소 몇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영풍,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배당금만 1조 1300억원
2024-11-24 14:28:03은행권 대출 민원 작년 대비 '껑충'… 금리인하기인데 왜?
2024-11-24 14:14:19[OTT레이더] 협박전화 한 통에…넷플릭스·웨이브 '지금 거신 전화는'
2024-11-24 13:04:04[DD 주간브리핑] 이재용 삼성전자 경영권 항소심…KBS 사장 후보자 추천과정 현장검증
2024-11-24 13:01:33온라인 금융상품, 다이내믹 프라이싱(DP) 시대 오나?
2024-11-24 12:2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