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반등 키는 '티빙'…KBO 계약·킬러콘텐츠 승부수 (종합)
-3월 광고형 요금제 도입 및 KBO 중계권으로 잠재력↑
-웨이브와의 합병 추진…주주·지분 구조 선행돼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CJ ENM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바닥을 탈출한다는 뜻으로 전환점을 의미)'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1, 2분기 적자의 늪에 빠졌던 CJ ENM은 미디어플랫폼의 성장세와 콘텐츠 판매가 성과를 내면서 3분기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어진 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692.7% 증가한 5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도 지난해 2분기부터 상승세를 거듭해 4분기 기준 1조2596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CJ ENM의 수익성 개선 중심에는 OTT 플랫폼 '티빙'이 있다. 지난해 티빙은 '운수 좋은 날'과 '이재, 곧 죽습니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 판매 호조로 수익성 제고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티빙만 떼어 놓고 보면 매출 999억원, 영업손실 228억원 수준이지만 유료가입자를 400만명 이상 확보하며 기초 체력을 탄탄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티빙 측은 올 하반기까지 500만명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고형 요금제(AVOD) 도입으로 시청 수요층의 선택폭을 넓힌 데다, 한국프로야구(KBO)와 뉴미디어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체결할 경우 관련 매출이 10%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피라미드 게임' 등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 판매가 더해질 경우, 적자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올 초 공개한 이재, 곧 죽습니다 파트2의 국내외 성적도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에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티빙의 성장세 중 가장 주효한 요인은 'KBO 뉴미디어 유무선 중계권'이다. 앞서 KBO는 지난달 8일 뉴미디어 유무선 중계권 우선협상대상자로 티빙을 선정했다. 포털·통신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티빙은 KBO와 본계약 체결을 위해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KBO가 티빙과 손잡을 경우, 티빙의 수익성 개선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티빙이 KBO와 본계약을 체결하면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주문형비디오(VOD) 및 재판매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티빙은 기존 사업자였던 포털·통신 컨소시엄처럼 무료로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을 우선 순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티빙이 일정 기간 프로야구 중계 등을 무료로 서비스한 이후 유료화하는 방안이 유력한 만큼 기존 유통채널(포털 및 통신사 애플리케이션 등)에 얼마만큼의 재판매 대가를 책정할 지도 변수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도입하는 AVOD 모델에 프로야구 중계를 접목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이날 CJ ENM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독점 중계를 앞둔 상태"라며 "사업 시너지 및 광고 사업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변수는 또 다른 토종 OTT 플랫폼 '웨이브'와의 합병 여부다. 앞서 지난해 말 티빙과 웨이브의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 측은 해당 플랫폼을 합병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토종 OTT 플랫폼간의 결합으로 시청 편의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티빙과 웨이브 양사의 복잡한 주주 구성 및 지분 구조가 선행돼야 합병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다음달부터 월 5500원의 광고형 요금제를 선보이는데 티빙 가입자의 20~30%가 AVOD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티빙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1000만명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CJ ENM은 지난해 연간 기준 4조3683억원의 매출과 146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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