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IPO] ‘완전자본잠식’ 이노그리드, 기술특례 ‘불신’ 뛰어넘을 수 있을까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클라우드 전문기업 이노그리드가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실적으로 기업공개(IPO)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기술특례가 실적보다는 성장을 본다지만, 이른바 ‘파두 사태’ 이후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을 우려하는 주식 시장의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8일 이노그리드의 2023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기 회사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7억4323만원이다. 이는 기업의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통상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은 ‘부실기업’으로 분류된다.
실제 이노그리드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20년 -24억4687만원에서 2022년 -46억5102만원으로 영업손실 규모를 2배 가까이 키웠다. 2023년 3분기 기준으로는 36억36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동기(-59억3357만원)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이익을 발생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선, 이노그리드가 추진하는 IPO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그리드는 지난해 2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는데, 당시에는 자본총계가 1억6195만원으로 간신히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난 상태였다. 하지만 그 이후 다시 적자가 반복되면서, 지난해 3분기 36억원 영업손실에 이른 것이다.
물론 이노그리드가 도전하는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완전자본잠식이라 하더라도 상장이 가능하다. 기술특례상장은 당장 실적이 없거나 부진한 기업이더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2018년 코스닥 시장 상장요건이 바뀌면서, ‘자본잠식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까지 폐지돼 상장이 훨씬 쉬워졌다.
덕분에 이노그리드는 지난달 30일 상장예비심사까진 통과한 상태다. 다만 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약 11개월 만으로, 이례적으로 심사 시간이 길었다. 이노그리드는 심사 통과에 따라 6개월 내 상장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므로, 조만간 증권신고서 제출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한 공모가 확정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완전자본잠식이 결격사유가 아니더라도, 이노그리드의 IPO 흥행에 결코 유리한 요소는 아니다. 주식 시장에선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해 불신을 나타내거나, 특례제도 자체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기업이 미래가치를 과도하게 반영해 합리적 근거 없이 공모가를 높이는 이른바 ‘공모가 뻥튀기’를 가장 우려한다.
지난해 하반기에 터진 파두 사태가 그랬다. 반도체팹리스 기업인 파두는 지난해 8월 기술특례 방식으로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의 유니콘으로 화려하게 상장했지만, 불과 석달 뒤 ‘제로(0)’에 가까운 2분기 매출을 발표해 증시에 큰 충격을 줬다. 파두가 상장 과정에서 반기보고서 제출 의무를 피하며 저조한 실적을 숨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노그리드 또한 파두 사태로 인해 까다로워진 주식 시장의 눈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만큼 코스닥 입성 자체는 수월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회사가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지 그리고 미진한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에 확신을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노그리드의 경우 연매출은 오름세다. 2020년 90억9823만원, 2021년 161억8940만원, 2022년 141억5015만원, 2023년 3분기 누적으로 전년도 연매출을 넘어선 192억9895만원 매출을 올렸다. 클라우드 솔루션 및 인프라 구축을 주 사업으로 하는 이노그리드가 클라우드 시장의 고속 성장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노그리드 관계자는 “작년 실적 기준으로 자본잠식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또한 상장으로 공모자금이 들어오면 또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흑자 전환 시점도 2024년 올해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건은 시장에서 이노그리드의 기업가치를 얼마나 높게 평가할지다. 지난해 기술특례로 상장한 에스바이오메딕스 등 대다수 기업이 공모 당시 목표 매출액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연매출 추정치를 1202억원으로 제시했던 파두가 실제로는 1억원 미만 분기 매출을 올린 사례 등을 볼 때, 시장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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