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삼성·네이버, 구글 '크롬' 독주에도 놓지 못하는 웹브라우저 시장…왜?

이안나 기자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전세계 웹브라우저 점유율 [ⓒ 스탯카운터]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크롬이 독주하는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웹브라우저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익스플로러에서 구글의 크롬으로 지형도가 바뀐 이후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해서 빅테크 기업들이 마냥 손을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브라우저 시장이다. 브라우저는 웹 분야에서는 소비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관문이라 할 수 있다.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관문을 틀어쥐고 있느냐가 향후 전개될 인공지능(AI) 시대에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역시 바닥에는 데이터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와 검색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9월 사파리 점유율을 역전한 삼성 인터넷은 PC 웹브라우저 출시를 검토하며 격차를 키우고, 네이버 웨일 역시 확장 앱을 추가하며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9일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구글 크롬이 54.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 삼성인터넷 16% ▲애플 사파리 14% ▲마이크로소프트(MS) 엣지 7.18% ▲네이버 웨일 6.71% 순으로 점유율이 높았다. 파이어폭스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오페라 등은 점유율 1% 미만으로 존재감이 크지 않다.

전세계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구글 크롬이 1위, 애플 사파리가 2위로 양사 점유율만 83%에 달한다. 이와 달리 국내에선 삼성전자 삼성 인터넷과 네이버 웨일이 꾸준히 사용자를 늘리며 해외 기업들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해당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데스크톱과 모바일 합산 수치다. 크롬은 데스크톱과 모바일 양쪽 모두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 크롬 지난해 12월 점유율은 데스크톱 75.7%, 모바일 40.6%다. 물론 데스크톱 시장에서 크롬은 압도적인 점유율이지만 모바일 시장에선 스마트폰 제조사 삼성전자와 애플 점유율 합산에 못 미친다.

크롬이 데스크톱·모바일 웹브라우저 점유율에서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 사이, 삼성 인터넷은 사파리와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크롬과 달리 사파리와 삼성 인터넷은 모바일 의존도가 높다. 특히 삼성 인터넷은 모바일 전용 웹브라우저다. 삼성은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근소한 차이로 사파리에 밀리다가 9월을 기점으로 역전했다.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국내 웹브라우저 점유율 그래프 [ⓒ 스탯카운터]

작년 8월 말부터 삼성전자가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4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판매 호조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 인터넷을 PC 버전으로 출시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지난해 11월 말 삼성 인터넷 PC버전을 MS스토어에 공개한 바 있다.

모바일 버전과 마찬가지로 구글 오픈소스(개방형) 웹브라우저 크로미움 엔진을 사용한다. 삼성전자가 PC 버전 웹브라우저를 출시할 경우 점유율이 더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웨일과 엣지는 4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과 반대로 웨일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근소한 차이로 엣지를 앞서다가 11월 0.5%포인트(p) 차이로 엣지가 조금 앞섰다. 12월 기준 엣지와 웨일 점유율은 0.47%포인트에 불과하다.

웨일이 삼성·사파리와의 3파전 경쟁으로 가기 위해선 먼저 엣지와 격차를 벌려 4위를 유지하는 게 우선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사용자 맞춤형 기능을 웹브라우저에 추가하는 한편 국내에 치중했던 서비스를 해외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웨일에선 네이버 웹툰·밴드 같은 자체 서비스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과 제휴로 사용자에게 특화된 확장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웨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확장앱 전용 ‘웨일 스토어’엔 등록된 확장앱이 600여개가 넘는다. 지난해는 트립닷컴과 제휴해 웨일 앱 사용자 대상으로 할인혜택을 제공했고, 사용자 취향에 따른 맞춤형 웹브라우저가 될 수 있도록 연구하는 ‘웨일 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용자가 취향에 맞게 커스텀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게 웨일 웹브라우저만의 특징”이라며 “웨일을 해외에서도 활용하도록 연내 다국어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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