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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대마 키우고 판매한다?…게임위 사후관리 미흡, 다시 도마 위로

왕진화 기자
대마 재배 후 상점에 판매하는 게임 예시. 구글플레이 화면 갈무리
대마 재배 후 상점에 판매하는 게임 예시. 구글플레이 화면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정식 라이선스가 있는데도 버젓이 주요 앱 마켓에 올라온 짝퉁 게임을 잡지 못해 사후관리 미흡 논란을 일으켰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이번에는 대마 재배 게임 방치로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국내 구글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등 주요 앱 마켓에 대마(Weed) 재배 및 육성, 판매를 다루는 모바일 게임 수십 종이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이들 게임 대부분 대마를 재배해 가공하거나 이를 굿즈로 판매하고, 가정에서 화분에 대마 씨앗을 심고 육성한 뒤 고객들에게 판매하며 재화를 버는 식이다. 게임 속에는 대마 흡연을 미화하는 그림이나 만화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들 게임 이용등급은 17세 이상, 15세 이상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돼 있었다. 즉, 중·고등학생 누구나 원하면 이를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받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 분류 규정 10조에 따르면 범죄 및 약물을 구체적·직접적으로 묘사한 경우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에 해당한다. 또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32조에서는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게임물을 유통이 금지된 ‘불법 게임물’로 간주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에 등급분류 사전 심사를 받은 게임이나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인 앱 마켓 등의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이 서비스될 수 있다. 후자의 방식으로 등급분류를 받은 뒤 서비스되는 게임은 게임위가 사후관리를 통해 직권등급재분류를 명하거나 퇴출시킬 수 있다.

다만 게임위에게는 대마 재배 게임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위는 자체등급지원팀 주도로 별도 모니터링단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주요 앱 마켓에서 지적받은 게임들은 대부분 짧지 않은 시간동안 무방비 상태로 청소년에게 노출됐다.

대마를 심고 키우는 게임 예시. 구글플레이 화면 갈무리
대마를 심고 키우는 게임 예시. 구글플레이 화면 갈무리

정부는 최근 사회적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일환으로 마약수사, 인접국 방사능 감시 등 국민안전·보호 분야에 공무원 인력 173명을 집중 배정했다.

또한, 최근 집에서 직접 대마초를 재배해 흡연하고 김치찌개와 김밥 등에 넣어서 먹은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 자신의 주거지에서 대마 5주를 직접 재배해 10차례에 걸쳐 흡연하고, 11회에 걸쳐 요리에 넣는 등의 방식으로 섭취한 혐의다.

이러한 가운데, 대마 재배 게임은 모방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앱 마켓에 게재된 해당 게임 리뷰 중에는 한국어로 “게임하다 잡혀가는 거 아닌가”라면서도 “만약 무슨 일이 생겨 휴대전화 검사를 당하면 게임 내 마약, 대마초 때문에 마약범으로 몰릴까 걱정된다”는 내용도 있었다.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게임위는 “문제의 게임물에 대해서는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직권 등급 재분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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