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최근 오픈AI의 챗GPT 공개를 기점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공부문에서의 생성형 AI 활용방안이 또 다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도 생성형 AI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발빠르게 맞춤 솔루션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23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 현장에서도 이러한 기류를 읽을 수 있었다. 행정안전부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함께 개최한 이번 박람회에서는 디지털전환 흐름에 맞춰 다양한 정부서비스 혁신사례를 공유했다.

최근 ‘AI 컴퍼니’ 전환을 가속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이번 박람회에 전시관을 마련해 AI 기반 유동인구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리트머스 플러스’나 양자기술 기반 ‘퀀텀 AI 카메라’와 함께 3개의 전시 섹션 중 하나로 공공부문에서 활용하는 거대언어모델(LLM) ‘퍼블릭 LLM’을 전면에 내세웠다.

퍼블릭 LLM은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간결하고 명확한 답변을 도출하는 기본 LLM 시스템을 정부·공공 분야에 특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의 초거대 AI ‘에이닷엑스(A.X)’나 코난테크놀로지의 ‘코난 LLM’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에이닷엑스는 AI콜센터(AICC)에서 민원 처리 업무 활용도가 높고, 공공·기업용(B2B) 문서 학습량이 많은 코난 LLM으로는 문서 작성이나 교육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언어모델을 에이닷엑스로 설정해 ‘미성년자 인감증명서 발급서류’를 검색하면, ‘인감증명법 제12조’ ‘인감증명법 시행령 제13조’ 등 관계법령을 첨부해주고 미성년자 인감증명서 발급절차에 대해 생성형 AI가 답변을 제공한다. 통상 공공 근로자가 관련법률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곤 하는데, 퍼블릭 LLM을 활용해 빠른 탐색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다른 전시관을 마련한 ‘LG AI 연구원’도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인 ‘엑사원’을 기반으로 ‘행정안전부 공문서 AI 서비스’ 시범사례를 공개했다.

행정안전부는 현재 AI를 도입해 보도자료·정책보고서·연설문 등 공문서를 만드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LG CNS가 참여 기업 중 하나다. 공문서 AI 서비스는 정부가 개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민간이 AI를 고도화해서 적용 분야를 확인하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예컨대 ‘OOO와 관련된 내용을 요약해줘’ 또는 ‘OOO할 때의 보도자료 초안을 작성해줘’와 같은 질의를 던지면, LG CNS 검색엔진에서 각종 보도자료와 정책보고서, 회의계획서 등을 전처리해 문서 DB화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엑사원이 파인튜닝(추가학습)을 한다. 그 결과로 질의에 대한 응답과 관련 파일 링크 등을 첨부해주는 식이다.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에 주력 중인 네이버도 전시관 대부분을 AI로 꾸몄다. 특히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 기반으로 만든 AI 안부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은 지난 2021년 11월 서울·인천·대구·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도입해 현재 전국 70개 지자체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도 전시된 클로바 케어콜은 테스트 전화를 통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테스트 전화에서는 AI 상담원이 ‘밥은 맛있게 드셨나요?’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신가요?’와 같은 안부 질문을 던지고 대답에 따라 후속 질문을 하거나 상대방의 상태를 계속 확인하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스타트업들도 공공 부문과 협력해 생성형 AI 도입을 지원하는 사례가 많았다. 솔트룩스가 제공하는 ‘루시아GPT’ 기반의 ‘서치 스튜디오’는 헌법재판소나 서울대학교, 법제처 등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으며, 화성시는 와이즈넛의 생성형 AI 플랫폼으로 ‘AI 민원상담 어시스턴트’를 구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