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라떼 소환 필카 감성…’니콘 Z f’와 떠난 출장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과거 필름 카메라를 접했던 이들이 한번씩 반가움을 표현하는, 또는 여행지답게 레트로한 감성을 추구하는 손님으로 착각을 일으키는, 필름 카메라인줄 알고 빤히 쳐다보는 눈길 등이 느껴졌던 이유. ‘니콘 Z f’를 어깨에 메고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실제로 ‘Z f’를 들고 다니면서 과거 니콘의 베스트셀러였던 FM2나 F3를 대한 경험담을 들려주는 이들도 만났다. 대부분 그때는 이렇지 저렇지 하는 한잔의 라떼 같은 얘기이긴 했으나, 듣고 있노라면 학창 시절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엄지로 감기 레버를 열심히 당기던 때가 새삼 그립다.
최근 일주일간의 해외 출장에서 니콘 ‘Z f’를 직접 체험해볼 기회가 생겼다. 렌즈군은 니콘 니코르 Z 40mm F2 SE 렌즈를 가져가야 외관상 좀 더 근사한 필름카메라 느낌을 낼 수 있었으나 일을 해야 했기에, 니콘 니코르 Z 24-70mm F2.8 S를 가져갔다. 지금에서야 둘 다 챙겼으면 어땠을까 싶다.
니콘 Z f는 35mm FX 규격 미러리스 카메라다. 외관은 앞서 언급했듯이 니콘이 지난 1982년 출시한 베스트셀러 필름 카메라 FM2를 오마주했다. 필름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의 구성여부가 다르듯이 디자인이 완벽하게 똑같을 수는 없으나 그 감성을 제대로 살렸다는데 이견은 없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카메라 상단의 니콘 로고다. FM2가 출시되던 때 그대로를 담았다. 외관은 마그네슘 합금이 쓰였으며 다이얼은 황동으로 제작했다.
미러리스 플래그십 Z9과 동일한 엑스피드7 화상 처리 엔진을 탑재했다. 2540만화소를 갖췄다. ISO 감도 100~6만4000, 약 30fps 고속연속촬영, 60p 4K UHD 영상 촬영과 120p 풀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무게는 약 710g이다. FM2(540g) 보다 덩치는 더 크다. 후면 모니터는 스위블 방식을 채택했다. 3.2인치 크기에 210만 화소수를 갖췄다. 전자식 뷰 파인더는 0.8배율에 369만화소다. SD카드 슬롯은 하단 리튬이온 배터리 내 위치해 있다. 총 2개의 카드 슬롯이 마련돼 있다. 배터리 효율은 괜찮다. 니콘이 밝히기로는 CIPA 기준으로 400장 수준을 말했으나 그보다는 경험상 더 오래간다.
상단에 다양한 다이얼이 위치해 있다. 왼쪽부터 감도 조절 다이얼이 배치됐다. 다이얼 하단은 레버 방식으로 P/A/S/M/AUTO 촬영 설정을 고를 수 있다. 플래시 장착 부분을 넘어 셔터 속도 조절 다이얼이 위치했다. 마찬가지로 다이얼 하단에 흑백과 일반, 동영상 설정을 레버 방식으로 설정할 수 있다. 우측 상단의 셔터 버튼을 둘러싸고 전원 레버가 바로 하단에 조리개값을 알려주는 모니터가 달려 있다. 가장 오른쪽에는 노출 보정 다이얼이 위치했다.
감도와 셔터 속도, 노출보정뿐만 아니라 각종 촬영 설정이 가능한 아날로그 방식의 다이얼과 레버들이 생각보다 사진 찍는 재미를 준다. 나름 큼직한 다이얼들을 돌리며 찍는 묘미가 있다.
Z f가 중고급형 위치에 있는 제품이기는 하나 오히려 입문자에게도 어울린다. 손가락에 전해지는 체감이나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숫자들이 디스플레이에서 띄우는 설정값보다 몸에 잘 새겨지는 듯하다. 뷰 파인더를 통해 보는 동일한 장면이 다이얼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이얼이 고정쇠에 걸리는 느낌과 소리가 감성적인 촬영 경험을 선사한다.
후면 버튼들은 여타 Z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상단 좌측에 갤러리와 삭제 버튼을 우측 상단부터 하단까지 노출/초점 고정 버튼과 십자 방향 버튼, 확대/축소 및 메뉴 버튼 등이 자리했다.
Z f 자체가 워낙 디자인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성능 면에 부각되지 않아 아쉽긴 하다. 나름 준수한 성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Z 9에서 가져온 엑스피드(Expeed)7을 통한 AF 성능은 발군이다. 자동 초점 포인트 개수는 299개로 가장자리까지 정확하게 초점을 잡아낸다. 인물과 개, 고양시, 새,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기차, 비행기 등 9종의 피사체를 검출해 자동으로 이를 추적해 준다. 특히 인물의 경우 아주 작은 얼굴까지도 알아챈다.
포커스 포인트 VR을 탑재해 피사체가 앵글의 주변부에 위치한 구도에서도 효과적으로 가장자리의 흐림을 억제하며, 저휘도 AF 검출 범위가 -10EV까지 확장돼 어두운 장소에서도 안정적인 초점 확보가 가능해 구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영상 촬영 중에는 셔터 스피드를 고정할 수 있다. 셔터 스피드 우선 모드를 통해 ISO 감도와 조리개로 노출을 제어해 형광등 또는 어두운 환경에서 또 다시 바뀌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손떨림 보정 기능 역시 개선됐는데 5축 보정 바디 내 센서 시프트 방식 VR에 따라 자연스러운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전용 레버를 통해 모노크롬 촬영으로 즉각 전환할 수 있는 점 또한 강점이다.
다만 외관이 필름 카메라다보니 그립감에 대한 아쉬움이 따른다. 게다가 크고 무거운 바디 역시나 이같은 단점을 더 부각시킨다. 당장 쥘 곳이 없다. 불안하다보니 양손으로 파지할 때가 더러 있다.
촬영 초기 이틀동안 왜 새끼 손가락 왼쪽 측면이 아픈지 알지 못했다가 나중에서야 바디를 받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오른손으로 바디를 움켜쥐고 왼손은 렌즈 하단이나 다이얼을 오고 갔는데, 촬영에 너무 몰두하다보니 카메라를 지탱하기 위해 새끼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인 듯 하다. 렌즈 자체가 무거운 것도 있었으니, 좀 더 경량화된 렌즈를 쓸 때는 어떨지 궁금하다.
니콘 Z f는 지난 10월부터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바디 가격은 288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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