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기프티콘 수수료 문제, 프랜차이즈 본사가 적극 나서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기프티콘(모바일 쿠폰)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후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물로 주고받는 편리함에 할인 혜택도 있어 매력적이다. 이에 카페, 패스트푸드, 분식 등 기프티콘 카테고리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을 맺은 자영업자들은 늘어나는 기프티콘 수요가 달갑지 않다. 오히려 높은 기프티콘 수수료와 긴 정산 주기는 자영업자에게 과거에 없던 새 고민과 불만을 안겨줬다. 가맹점주들은 기프티콘 수수료율이 5~11%로 매우 높고, 정산주기는 최대 45일로 길어 가게 운영에 어려움이 더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소비자는 주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기프티콘을 구매한다. 그중 가맹점주들 불만은 카카오로 향했다. 네이버·11번가 등 오픈마켓보다도 카카오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유독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카카오에 수수료 책정 기준을 공개하고 정산주기 절차가 길어지는 원인이 무엇인지 설명을 요구했다.
카카오는 단순 판매중개만 하는 오픈마켓과 달리 기프티콘 사용 보장, 고객 불만처리 등 역할 범위 차이가 커 수수료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구체적 내용은 카카오와 쿠폰사업자간 계약 내용이기에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테고리 경쟁 상황이나 선물거래 빈도, 브랜드 인지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는 정도로 추측할 수 있다.
정산주기를 두고도 카카오는 가맹점주와 다른 입장을 내놨다. 최대 45일이 소요된다는 가맹점주 주장과 달리 카카오는 이미 주 단위 정산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쿠폰사업자 쿠프마케팅도 “카카오 정산시기는 주 정산으로 체계가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주와 카카오가 말하는 정산주기에 차이가 생긴 건 그 사이에 다양한 사업자가 추가로 껴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쿠프마케팅·다우기술 등 쿠폰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쿠폰사업자들이 다시 프랜차이즈 본사들과 계약한다. 가맹점주들은 각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약을 맺는다. 기프티콘 정산 역시 ‘플랫폼(카카오)→쿠폰사업자→가맹본사→가맹점’ 순으로 진행된다. 실상 가맹점주 정산시기가 길어지는 건 쿠폰사업자 혹은 가맹본사에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본질적 문제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간 소통 부재에 있다. 가맹점주가 너무 긴 기프티콘 정산주기에 불만을 갖고 원인을 묻는다면, 카카오가 아닌 직접 계약 관계에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설명을 해 줄 책임이 있다. 가맹점주 불만에도 본사가 모르쇠, 혹은 책임회피로 일관했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이 플랫폼에까지 이의를 제기하게 된 것으로도 보인다.
수수료 문제도 마찬가지다. 가맹점주들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프티콘 수수료가 높다고 지적했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가맹점주에 수수료 부담을 100% 주는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들이다. 가령 숯불돼지갈비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2019년 입점해 타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 수수료를 부담한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 가맹점주들은 불만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수수료 전액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떡참·할리스·맘스터치 등은 카카오 기프티콘에 본사 분담 비율은 없다. 즉 모든 수수료 부담을 가맹점주가 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경우 가맹점주와 본사가 수수료를 공동 분담하는데, 여기 속한 한 가맹점주는 “모바일 할인쿠폰과 가격인상에 따른 차액을 왜 가맹점주가 100% 부담해야하냐”고 지적했다.
기프티콘 수수료 문제를 면밀히 들여다 보면 플랫폼 독과점 아닌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갈등 문제가 엮여 있다. 즉, 플랫폼으로만 화살이 향해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플랫폼과 쿠폰사업자뿐 아니라 가맹점주들이 유독 불만 목소리를 높이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함께 참여해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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