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진심인 LG CNS, 'AI코딩' 만든 이유는? [외연 넓히는 IT 서비스]
[디지털데일리 서정윤 기자] "개발자들은 반복 작업을 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타이핑하는 기계인가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반복 작업을 줄이면 만들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업무 효율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LG CNS가 챗GPT를 기반으로 코드 생성에 인공지능(AI)을 더한 'AI코딩'을 개발했다. AI코딩은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을 구축할 때 개발자들의 코딩 업무를 지원하는 생성AI 서비스다. AI코딩은 현재 개발자들이 코딩을 진행할 때 보조하는 어시스턴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LG CNS는 AI를 활용해 사람들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것을 줄이면 개발자들의 업무 효율도 높아지고 만족도도 높아질 거라는 기대감에서 AI코딩을 개발했다. 그리고 앞으로 AI가 발전할수록 AI코딩도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서구에서 만난 LG CNS AA인텔리전스팀 최정일 위원과 홍주형 책임은 "AI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기존 방식과 전혀 다른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세스 자체가 바뀌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코딩을 한다?
생성AI가 발전하며 코딩의 영역에도 AI가 들어왔다. LG CNS의 AI코딩은 업무를 보조하는 데 주로 쓰이고 있다. 아직 AI코딩이 코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짜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발자들의 업무를 잘 보조할 수 있도록 ▲코드변환 ▲코드생성 ▲코드추천 ▲코드 품질검사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최 위원은 AI코딩을 두고 "개발자와 함께 하는 페어 프로그래머"라고 소개했다. 주도적으로 코딩을 진행하지는 못하나 개발자들의 업무를 도울 수는 있다. LG CNS는 내부적으로 AI코딩이 아직 초보 프로그래머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최 위원은 "사람이 지시를 하면 AI가 지시를 수행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LG CNS는 챗GPT에 오케스트레이터 기술을 더해 AI코딩의 개인정보 보호 이슈를 해결했다. 오케스트레이터는 사전에 세팅한 기업 데이터와 프롬프트를 구성해 챗GPT에 제공하는 것이다. 답을 하는 과정에서 기업 내부 정보가 필요할 경우, 오케스트레이터가 내부 정보를 검색해 다시 챗GPT에 던져준다. 실수로 개인정보가 입력되더라도 오케스트레이터가 이를 감지하고 마스킹해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
소스코드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에 대한 보안책도 마련했다. 최 위원은 "소스코드는 굉장히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외부로 노출되서는 안 된다"며 "LG CNS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API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애저 자체적으로도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지만 민감데이터나 기밀, 독점적 성격의 데이터, 내부 소스 코드는 채팅창에 입력하지 않도록 가이드하고 효율적인 보안 모니터링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드변환·품질검사 분야에서 특히 만족도 높아"
LG CNS는 AI코딩을 출시하기 전 내부적으로 4번 가량 기술검증(PoC)을 진행했다. 출시 이후에는 LG CNS는 구매시스템, 계약서 관리시스템 등 다수의 사내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또한 LG 계열사와 일부 고객사가 AI코딩을 적용해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홍 책임은 "과거 시스템에 맞춰 개발된 코드를 현재 버전에 맞게 변환해주는 코드변환 기능이 특히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바, C언어 등 시스템 개발 환경, 온프레미스·클라우드 등 시스템 운영 환경을 반영해 코드를 변환하는 식이다.
AI코딩은 LG CNS가 수행하는 시스템 통합(SI) 프로젝트에 선제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고객사들이 자바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코드 변환도 C언어에서 자바로 변환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다만 상황에 따라 다른 언어로도 변환할 수 있다. 홍 책임은 "AI 모델들이 수십개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학습한 만큼 C# 등 다른 언어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드 품질검사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코드 품질검사는 코드에서 시스템 오류를 발생시키는 부분, 보안에 취약한 코드,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되는 부분 등을 탐지해 자동으로 수정하는 기능이다. 코드에서 오류 원인을 찾고 수정하는 시간을 큰 폭으로 줄여주는 셈이다.
최 위원은 "품질을 검사해서 검사한 내용에 결함이 있으면 AI가 자동으로 코드를 수정한다"며 "소스코드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AI코딩에 엑사원·클로드2 도입 가능성도 있어"
LG CNS는 내부에 생성AI 추진단을 두고 있는 건 물론,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와 협력을 확대하며 생성AI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LG CNS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을 도입했으며, 지난달에는 챗GPT 대항마인 앤스로픽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구글 클라우드와 손잡고 생성AI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최 위원은 내부적으로 AI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만큼 AI코딩도 더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챗GPT가 아닌 앤스로픽의 LLM 클로드2나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토대로 AI코딩을 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위원은 "챗GPT의 API가 끊기면 엑사원과 연결하거나 챗GPT, 클로드2, 엑사원 등 모든 LLM을 토대로 가장 성능이 좋은 걸 파악해 사용하는 등의 방식을 꿈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언어모델(sLLM)을 도입하는 방향도 논의 중이다. 최 위원은 "때에 따라 굳이 초거대AI 모델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경량 모델의 경우 심지어 개발자의 PC에서도 돌아가기 때문에, 각각의 기능별로 경량 모델에 대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기능은 LLM을 사용하고 어떤 것은 sLLM을 사용하는 등 하이브리드 모델, 멀티모달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LG CNS는 현재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어떻게 해야 AI코딩을 잘 적용할 수 있을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AI가 보다 고도화되면 분석·설계처럼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영역까지도 AI가 들어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 위원은 "AI가 더 발전한다면 아키텍트처럼 소프트웨어 전체를 보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위원은 "AI가 고도화된다면 사람이 수작업하던 부분을 점차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AI코딩의 범위도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세스 자체가 바뀌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서 더 나아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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