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투자 줄어도 ‘첨단 패키징’ 더 쓴다…韓 시스템 반도체 R&D 비중 0.4%뿐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지난 5년간 시스템반도체 분야 R&D 투자는 총 4조6406억원이었으나 이 중 첨단 패키징 R&D 비중은 0.4%에 그쳤다. 차세대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갈 첨단 패키징 전략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2031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하겠다.”
박용철 성균관대 교수는 29일 서울 엘타워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민관 협력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개발 업무 협약식 자리에서 글로벌 첨단 반도체 공급망 내 차등적 기술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첨단 패키징 기술개발에 민관이 함께 힘을 모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반도체 수요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소부장,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OSAT) 및 팹리스 기업 등이 참여해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개발 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반도체 첨단 패키징 선도기술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상호 협력과 첨단 패키징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통한 반도체 후공정 산업 육성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서명에는 산업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하나마이크론, 프로텍, 사피온코리아, 심텍,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함께 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이 자리에서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가가 반도체 산업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관건”이라며, “200억 규모 첨단 패키징 R&D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향후 좀 더 큰 규모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격차 확보를 위한 기술 선도형 R&D와 패키징 분야 산업 생태계를 완성하면서 국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자립형 R&D, 확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의 기회를 확보하고자 한다”라며, “결국 지향하는 것은 기술력 확보를 넘어 산업 생태계가 튼튼하게 될 수 있도록 해주는게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파운드리 전체 투자 줄어도 ‘첨단 패키징’은 다르다
발제자로 나선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 투자를 늘리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인텔과 TSMC는 투자 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단 패키징 투자는 늘리고 있다. TSMC는 5번째 첨단 패키징 팹을 열었으며, 6번째 대만 내 팹 신설 계획을 공개했다. 인텔 역시 말레이시아 페낭에 첨단 패키징을 위한 ‘프로젝트 펠리컨’을 가동해 팹 신설에 나선 상태다.
노 센터장은 “전자산업이 전반적으로 고민하고 있고 스마트폰과 PC, 컴퓨터, 서버 등 수요가 좋지 않으나 슈퍼 컴퓨팅을 필두로한 AI 수요가 강해 엔비디아가 중심에 서게 됐다”라며, “AI 가속기 중심으로 산업이 변하면서 2.5D 또는 3D 패키징을 통한 고대역폭 메모리와 전력효율성, 전반적인 성능을 높이는 트렌드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패키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TSMC와 삼성전자 모두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를 건설 중이다. 외주반도체패키징테스트기업(OSAT) 역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ASE, Amkor 등 관련 기업들의 초과 성장세가 두드리지고 있다.
다만, 우리 사정은 열악하다. 글로벌 OSAT 기업의 시장 점유현황을 살펴보면 대만 ASE가 27.1%와 파워터치 7%, 미국 Amkor 14.1%, 중국 통푸가 5.6%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톱5 기업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65.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첨단 패키징 시장 점유율은 4%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박용철 성균관대 교수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시장은 지난해 487억달러에서 올해 514억달러, 2026년 620억 달러로 연평균 7.4% 증가하고 있다. 기존 패키징과 첨단 패키징 비중의 경우 오는 2027년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1년 44.4%인 첨단 패키징 비중은 2027년 53.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韓 첨단 패키징 경쟁력 강화 위해 민관 1:3 비율 투자 협력
우리나라 역시 반도체 초격차 및 기술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반도체 전략을 수립하고 첨단패키징 플랫폼 조성 및 5대 첨단 패키징 기술 집중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후공정 4대 기술분야 핵심 기반과 요소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 지원사업 대다수가 설계와 제조 등 전공정 중심으로 구성됐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정점인 첨단패키징 지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국제협력과제도 전무하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수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4개 사업 수행 과제 중 첨단 패키징을 포함한 후공정 과제가 없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민관이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글로벌 톱10 국내 OSAT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사업기간은 2025년부터 2031년까지 7년간 총 사업비 5000억원을 쏟기로 했다. 오는 9월 3차 예비타당성 신청에 돌입한다.
우선 차세대반도체 글로벌 공급방 패권 주도 전략 기술 확보에 나선다. TSMC, IBM 등도 연구 중인 향후 5~10년 미래 반도체 패권을 좌우할 핵심기술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첨단패키징 초격차 기술개발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선진사 대비 부족한 국내 첨단 패키징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 TSMC와 인텔 등은 이미 양산 중이나 국내는 전량 해외 외존하고 있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신속하게 확보해 패스트무버형 기술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국가전략자산으로 확보한 ‘첨단패키징’ 기술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확보에도 나선다.
박 교수는 “부가가치 측면에서만 봐도 반도체가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항목으로 정부도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수립하고 반도체 국가전략회의 등을 통해 첨단 패키징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 선점에 매진하고 있다”라며, “장비와 소재도 중요하지만 패키징 기술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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