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이나연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됐던 일명 ‘검정고무신 사태 방지법’으로 알려진 ‘문화산업의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이하 문화산업공정유통법)’이 국무조정실 주도 아래 다시 속도를 낸다.

2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국무조정실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를 불러 문화산업공정유통법 1차 조정회의를 주관했다.

이날 회의는 국무조정실 최용선 교육문화여성정책관 주관 아래 문체부 윤양수 문화산업정책과장, 방송통신위원회 신영규 이용정책총괄과장 및 곽진희 방송기반총괄과장, 구본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진흥과장이 참석했다.

킥오프 회의인 만큼, 이날은 각 부처 입장 확인만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무조정실은 기본 조정 방향으로, 민간자율을 우선하되 규제가 필요한 경우 규제대상 누락이 없어야 하고 중복규제를 없도록 하기로 했다. 또, 방통위가 요구했던 특정 분야(방송) 사업자 적용 배제에 대해선 수용할 수 없고, 금지행위 규정의 규율 범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련해 문체부는 문화산업공정유통법 조정안을 국무조정실에 제출했다.

이 조정안에선 방송사업자 간 상호 간 관계에 대해선 금지행위로 규율하지 않기로 했다. 방송법에 적용을 받는 곳은 지상파와 케이블TV, 종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이다. 이들 간에 대한 규율은 타 부처 소관을 침해할 수 있어,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방송사와 콘텐츠사 간 불공정 관행 문제에 대해선 금지행위로 규제돼야 한다는 주장을 유지했다.

또한, 문체부 조정안 내 시정명령에선 방통위에 공정거래위원회와 동일한 체계의 우선조치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사에 대한 규제 권한을 가진 방통위가 관련 사안에 대해 먼저 조치한 후 문체부에 통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문체부가 방통위에 관련 사안 조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문체부는 법 적용을 받는 주체를 ‘문화상품유통자’로, 법에 따른 보호를 받는 주체를 ‘문화상품제작업자’로 구체화했다.

방통위는 아직 조정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체부와 달리 방송사업자 이중‧중복규제를 우려하는 만큼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각 부처에서 조정안을 제출한 후, 오는 15일 이후 2차 회의를 다시 소집할 예정이다. 이번 국무조정실 조정건은 문체부 요청으로 진행됐다.

한편, 문화산업공정유통법은 지난 3월 ‘검정고무신’을 그린 고(故) 이우영 작가가 저작권 법정 공방을 벌이던 도중 별세한 사건을 계기로 문체부가 추진 중인 법이다. 문화산업공정유통법은 이중 규제 등 우려를 표한 업계뿐 아니라, 정부부처 간에도 이견을 보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