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률 22% WCP 분리막 “2030년 글로벌 Top3 목표”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국내 양대 2차전지(배터리) 분리막 제조사인 WCP가 상반기를 호실적으로 마무리했다. 평균 2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과 재무건전성, 생산 경쟁력과 분리막 시장의 훈풍을 타고 2030년 글로벌 점유율 Top3 업체로 도약하겠단 계획이다.
WCP는 올해 2분기 매출 760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 21.3%, 영업이익은 14% 증가했다. 1분기 대비로는 각 1.3%, 4.5% 상승했다. 눈에 띄는 건 22.1%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이다. 1분기 21.4%보다 소폭 상승했다. 국내 주요 경쟁사 SKIET와 비교해 매출은 절반에 불과하지만 분리막 사업 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약 3배 크고 이익률은 약 7배 높다.
WCP는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배경으로 생산성을 꼽는다. ‘광폭생산’, ‘축차연신’, ‘양면코팅’ 등 분리막 생산성 제고에 필요한 핵심 기술들을 다수 보유했다. 동일 시간에 비슷한 설비라면 경쟁사들보다 많은 양의 고사양 분리막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매출 성장은 핵심 고객사인 삼성SDI가 2분기 역대 분기 최대매출을 기록하며 WCP의 분리막 공급량도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WCP는 지난달 31일 모회사 더블유스코프를 통해 삼성SDI에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40억㎡ 규모의 분리막 공급 협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삼성SDI 국내외 공장에 공급되는 물량이다.
해당 거래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WCP는 2022년 삼성SDI 분리막 공급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며 “삼성SDI가 이번 협약 체결로 WCP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정한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40억㎡의 분리막 가격은 1㎡당 1달러, 총 40억달러(약 5조1628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WCP의 2022년에 거둔 연매출(2574억원)의 20배 수준이다. 향후 대규모 추가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게 예상됐다.
WCP는 지난달 25일에는 더블유스코프코리아의 코팅분리막 제조사업부문을 576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번 인수 과정에서 총 14개의 코팅라인을 인수했으며 공정 일원화를 통해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개선된 실적이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분리막 사업은 최근 핵심광물의 가격 변동성 탓에 수익성이 낮아진 배터리 완제품, 양극재와 같은 소재 사업과 달리 시장 변동의 영향이 제한적이다. 분리막 원재료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가격과 공급이 안정적인 소재가 주로 사용되는 까닭이다.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영향으로 중국의 미국 진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향후 북미 현지 증설과 신규 고객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는 WCP뿐 아니라 경쟁사 SKIET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해외 경쟁사로는 일본 도레이 정도가 꼽힌다. SNE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분리막 시장 리포트에서 국산 분리막 업체들의 2030년 북미, 유럽 분리막 생산량 점유율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WCP와 SKIET는 양사 모두 연내에 북미 진출 계획을 구체화해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숙제는 미국 현지 공장건설에 필요한 자금 마련, 생산량을 받아줄 신규 고객사 확보다.
미국은 올해 인플레이션으로 기업들의 현지 투자부담이 높아졌다. 이를 감내해야 할 WCP의 재무건전성이나 조달 능력은 양호한 편이다.
2분기 부채비율은 1분기 대비 5%p 증가한 20.4%지만 100%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년 2분기 부채비율 31.9%와 비교하면 오히려 줄었다. 보유 현금은 1분기 2325억원보다 감소한 1760억원이며 차입금은 965억원으로 15억원 늘었다.
현재 매출 및 이익 달성 기조, 낮은 부채 및 차입 수준을 고려하면 필요시 은행권 조달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WCP도 하반기 자금조달 방법으로 차입과 대출을 제시했다. 주식이나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고려하지 않고 있단 입장이다.
WCP는 올해 하반기 자동차 분야를 포함한 주요 사업의 고객 수요와 공급이 견조하게 지속되고 신규 고객들과의 북미향 제품 장기공급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4분기 중 북미 진출 국가와 지역을 확정하되 장기공급에 기반한 ‘선수주 후투자’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론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기술 투자에도 집중한다. 평균판매단가(ASP)가 낮아지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 원재료와 설비 개발에 대한 신공정의 선행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2022년 10월 첫삽을 뜬 헝가리 분리막 공장은 내년 완공돼 생산이 개시된다. 신공법이 적용된 라인이 설치되면서 당초 기대 생산능력(12억㎡)보다 초과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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