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모두 주목하는 ‘이’ 인물 [테크다이브]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AMD, 애플, 인텔, 그리고 테슬라까지.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는 그간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서 칩 설계의 혁신을 이끌었다.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앞다퉈 켈러 CEO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현지시간으로 이달 27일 열리는 ‘2023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 켈러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켈러 CEO는 ‘리스크파이브(RISC-V)와 인공지능(AI), 그리고 컴퓨터의 다음 세대’라는 주제로 연설을 진행한다.
켈러 CEO와 국내 기업의 접점은 이미 지난달 말에도 존재했다. LG전자는 켈러 CEO가 운영하는 텐스토렌트와 협력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
최근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사장은 연세대 특별강연에서 “직원들을 모아 미국으로 보내 짐 켈러와 같은 훌륭한 전문가에게 배우도록 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켈러 CEO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천재적인 역량을 갖춘 중앙처리장치(CPU) 설계자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켈러 CEO는 PC와 서버, 스마트폰, 자동차 분야에서 일했다. 그는 특히 AMD에서 64비트 명령어 체계인 ‘x86-64(AMD64)’를 개발하고, 64비트 CPU인 애슬론64(Athlon 64)을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AMD64가 만들어진 2000년대 중반까지는 64비트 명령어는 전문가 대상 시스템에 한정됐다. 또 인텔이 64비트 아키텍처를 적용했지만 기존 32비트 시스템과는 호환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애슬론64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용 프로세서에 64비트 명령어가 적용됐다는 점, 기존 32비트 명령어도 호환된다는 점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인텔 역시 이 기술을 받아들였고, PC 시장에서 64비트 CPU가 주류로 자리잡게 됐다.
이를 계기로 AMD는 CPU 시장에서 40%에 달하는 점유율을 달성하며 인텔을 바짝 뒤쫓았다. 켈러 CEO가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MD에서 애슬론 프로세서를 성공에 이끈 뒤 2008년에는 애플로 이적했다. 플랫폼 아키텍처 그룹 이사를 역임하며 ▲아이패드 ▲아이팟 ▲애플TV에 사용되는 칩 제품군 등 각종 모바일 프로세서를 설계했다. 아이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4' 'A5'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후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 인텔에서 시스템온칩(SoC) 개발과 통합 부서를 이끌던 켈러 CEO는 2020년 텐스토렌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 1월부터는 CEO직에 올라 텐스토렌트를 이끌고 있다.
텐스토렌트는 AI용 컴퓨터를 개발하는 컴퓨팅 기업이다. AI 시대가 개막하면서 AI용 컴퓨터를 다루는 텐스토렌트의 기술력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켈러 CEO와 손잡고 역량 확대에 나섰다. LG전자와 미래 프리미엄 TV와 고성능 차량용 칩, 이 밖에 다양한 제품에서 AI 기능과 고성능 컴퓨팅을 구동하는 데 텐스토렌트의 인공지능 및 RISC-V CPU 기술을 제공받을 예정이다.
또 과거 삼성전자는 켈러 CEO를 영입하기 위해 큰 공을 들이기도 했던 만큼 켈러 CEO에 대한 접점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번 기조연설을 통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력을 실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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