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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탄 모빌리티 삼대장…흑자 ‘카카오·쏘카’ vs 매출 껑충 ‘티맵’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으로 이동 수요가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며 각 사가 수년간 뿌려놓은 씨앗이 조금씩 결실을 내는 모습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 시즌, 쏘카가 첫 흑자 전환을 선언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도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티맵모빌리티는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뛰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다만 각 사에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먼저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에 호출을 몰아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아 법적·금전적 부담이 커졌다. 쏘카는 처음 이룬 흑자 전환을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게 수익성을 확대해야 한다. 티맵모빌리티는 우버와 합작법인으로 만든 우티(UT)가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 지출로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 고민을 떠안았다.

◆흑자 이어가는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과징금은 부담=카카오모빌리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 늘어난 195억원이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양한 이동 수단을 ‘카카오T’ 플랫폼을 통해 이용하는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를 중심으로 주차와 물류, 기업간거래(B2B) 등 고르게 성장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MaaS·주차중개사업 ▲물류·배송·대리 ▲온라인 광고·카카오T 비즈니스 등을 포함한 플랫폼 서비스 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6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9%에 달하며 2020년 이후 지속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플랫폼 인프라 부문도 꾸준히 매출이 오르는 추세다. ▲직영 택시·주차 사업 ▲주차운영솔루션 ▲차량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RSE) 광고 ▲내비게이션 등을 아우르는 인프라 매출은 지난해 167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257억원 과징금 영향으로 당기순손실 27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이란 여러 가지 지급이 수입을 초과했을 때 생기는 것으로, 해당 회계 기간 기업 활동으로 발생한 총수익이 총비용보다 적은 만큼의 손실을 뜻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아직 실제 과징금을 납부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해당 금액이 2019년~2022년 사이 매출에 대해 부과한 값인 만큼, 보수적으로 회계에 반영했다.

올해 카카오모빌리티는 모회사인 카카오 ‘비욘드 코리아’ 전략에 발맞춰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 1월 카카오모빌리티는 라오스 국민 기업으로 불리는 엘브이엠씨홀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지 전용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에는 150개국 20억명에 달하는 연결 이용자 수를 확보한 영국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를 인수하며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창사 이래 첫 흑자 달성한 쏘카, 수익구조 내실 다지기 주력=쏘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7.6% 상승한 39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4억원을 달성해 2011년 창사 이후 연간기준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이와 관련 쏘카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 온 ‘인공지능(AI) 기반 사업운영’을 통해 수요발굴·차량운영·리스크 관리 등 전 부문 운영 효율화 작업이 수익으로 이어졌다고 보았다.

주요 부문을 살펴보면, 수요 데이터를 분석한 다이내믹 차량 배치와 가격결정, 예약 최적화 프로그램이 차량 대당 매출을 끌어올렸다. AI를 활용한 자동화 기술로 미신고 사고 적발과 차량유지관리 프로세스 효율화도 비용 지출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 여기에 AI가 주행데이터를 분석해 보험사기를 탐지하고, 이용자별 안전운전 지수를 활용한 카셰어링 전용보험을 통해 사고 비용을 절감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했다.

올해도 쏘카는 국내 운전면허 보유자 4명 중 1명꼴인 850만명 회원이 이용하는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구조를 공고히 하는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에 카셰어링 이용 전후 다양한 경험을 결합 판매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에 시동을 건다. KTX 예약·숙박·놀이공원·뮤지엄 등 액티비티 관련 상품을 카셰어링 서비스와 함께 제공해 매출 성장을 견인한다는 목표다.

◆매출 2배 이상 뛴 티맵모빌리티, 사상 초유 ‘마이너스’ 매출 우티에 시름=티맵모빌리티는 2022년 연결 기준 매출 2046억원, 영업손실 978억원, 당기순손실 1608억원을 기록했다. 티맵모빌리티는 2년 연속 매출 성장이 가능했던 요인으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넘어 ▲사물이동 ▲대리운전 ▲전기차 충전 ▲퍼스널모빌리티(PM) ▲렌터카 ▲주차·발렛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별 성장을 꼽았다.

전년 대비 지난해 1300억원 매출 급증은 ▲티맵 오토(TMAP AUTO), 발렛 등 드라이버 영역 성장 ▲화물 등 사물이동 외형 증가 ▲서울공항리무진·로지소프트 등 신규 자회사 매출 증대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했다. 순손실 증대는 ‘회계적 처리상 손실’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우티 관련 지분법평가손실과 우버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추가 부채 인식 등에 따라 영업 외 손실 합산 규모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 게 실적을 발목 잡았다.

카카오모빌리티 대항마를 꿈꾸며 택시 호출 시장에 뛰어든 우티는 이용자들에게 할인 쿠폰 등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그런데 마케팅 비용이 매출액을 넘어서면서 2022년 우티는 매출 자체가 129억원 적자를 냈다. 매출이 마이너스인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우티 2대 주주인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우버 기준에 따라 매출에서 프로모션비를 차감한 금액을 매출로 산정했더니 마이너스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맵모빌리티는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업 외 손익을 제외한 사업 관련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율이 40%포인트(P) 이상 크게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을 동력 삼아 운전자·비운전자·사물이동·데이터 등 주요 사업 영역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을 목표로 한 기업공개(IPO) 시점을 전후로 흑자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게 티맵모빌리티 최대 과제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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