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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송출수수료, 업계 간 의견차 ‘여전’…사후규제 답될까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사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 인상 및 산정방식을 두고 업계 간 의견차가 지속됐다. 홈쇼핑과 인터넷(IPTV)TV, 케이블TV업계는 매년 증가한 송출수수료를 시장실패로 볼 것인지부터 다른 의견을 보인 한편, 서로 ‘정보 비대칭성’을 지적하며 대립각을 보였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 해소방안 모색, 유료방송생태계 상생협력 정책토론회’를 주최했다. 홈쇼핑과 유료방송(IPTV·케이블협회) 업체 등 이해관계가 직결되는 당사자들이 모인 가운데, 상생 협력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발전적 논의보단 그간 주장했던 의견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송출수수료 관련 업계 의견 상이…“사후규제 의견 많아”=홈쇼핑 사업자가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홈쇼핑사들이 유료방송사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017년 1조3874억원에서 2021년 2조2508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홈쇼핑사들 매출액은 대부분 정체되면서 홈쇼핑 방송사업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17년 39.3%에서 지난해 58.9%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송출수수료 수준에 대한 적정성과 정부 지원 필요성은 홈쇼핑과 IPTV, 케이블TV 간 모두 상이하다. 홈쇼핑은 송출수수료 인하를 주장하지만 IPTV는 적정하다는 입장, 케이블은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홈쇼핑과 케이블은 정부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IPTV는 시장경제원칙이 기본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다수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한 자료를 제시하며 “다수 전문가는 사후 규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수 전문가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거래에 있어 정부와 규제기관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데, 이 경우 사전규제보단 분쟁발생 시 중재 등을 통한 사후규제에 찬성하는 입장이 다수라는 의견이다.

최 조사관은 “방송시장은 정부가 개입할수록 시장이 발전할 수가 없다”며 “이에 혁신이 생기고 부족한 부분은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근거에 따라 시정명령 등을 해야 한다. 법적 근거에 따라 예측 가능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송출수수료 갈등 ‘공회전’...방송매출 기준 재정의 필요성↑=한국IPTV방송협회 측은 송출수수료 인상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상당 기간 저평가돼있던 송출수수료 기준이 최근에서야 정상화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홈쇼핑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에 대한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홈쇼핑 사업자는 TV 기반 발생하는 모바일 매출을 비공개해 정보 비대칭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경 한국IPTV방송협회 정책기획센터장은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은) 기아사텁매출과 방송사업매출을 합산한 전체 매출을 기준으로 논의돼야 한다”며 “합산한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를 계산하면 60%가 아닌 3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TV홈쇼핑협회는 사적자치에 따른 시장기능이 실패했으므로 허가·승인 사업자에 관리·감독하는 정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물론 기업간 거래에 정부가 관여하는 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지만, 공정한 대가 산정과 기준, 갈등 해소를 위해선 조정 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TV기반 모바일 매출 비중에 대해선 명확한 가이드라인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황기섭 한국TV홈쇼핑협회 실장은 “TV기반 모바일 매출액은 결국 준조세 성격인 방송발전기금을 계산하다 나오는 문제인데, 모바일 매출을 어떤 기준으로 포함시킬 것인지 방발기금 관련 방송서비스 매출액 정의가 정해지면 거기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가이드라인 개정 앞둔 과기정통부, 실효성 있는 방안 나올까=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홈쇼핑 채널 계약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 중이다. 과기정통부가 이 개정안을 위해 각 사업자 의견을 듣고 있는 가운데, 각 사업자들 의견은 다양했다.

이상경 정책기획센터장은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대해 ‘자율성’이 최우선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IPTV업계가 송출수수료 계약을 사적자치 영역으로 보고 있다는 관점과 일치한다. 이 센터장은 “절차 등 세부적인 대가 산정 부분을 구체화하기보단 자료제출 부분이나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공유하고, 그것을 토대로 합리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쪽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홈쇼핑협회 측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 또한 가이드라인에 담겨야한다는 정반대 주장을 했다. 가이드라인에서 분쟁이 없으려면 정성적 요인을 줄이고 정량적 요인을 늘려야한다는 주장이다. 황기섭 실장은 “현재 조정계수라는 정성적 요인이 있어서, 그걸 적용하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원하는 인상률이나 금액이 나온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대가산정 요소에서 정성적 요소를 아예 없앨 수 없다면 최소한으로 만들어야 사업자간 분쟁을 줄인다”고 답했다.

케이블TV업체 측은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있어 ‘중립성’을 강조했다. 방송사업자들이 가입자 수 등 수치를 명확히 제공하듯, 홈쇼핑 가이드라인도 엄격하게 지켜져야한다는 주장이다. 김상욱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사업실 SO국장은 “결국 시장 자체가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 본다면 서로 양보하면서 중립적인 룰세팅이 필요할 것 같다”며 “급격하게 송출수수료가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급격하게 인하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각 업계 의견이 상충되는 가운데 정부에서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가급적 업계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동정 과기정통부 방송진흥기획과 과장은 “사후적 규제 위주로 가서, 분쟁이 있을 때 중재하자는 방향에 대해 동의한다”며 “매년 송출수수료 갈등이 있어도 개선점을 찾지 못하는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주어진 파이만 두고 얘기하는게 아닌, 어떻게 파이를 키울지 고민하며 법 제도 개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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