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빗장 풀린 하늘길…여행 플랫폼, 해외여행객 잡기 ‘사활’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전 세계 여러 국가가 입국 규제 완화 조치를 시행하면서 본격적으로 하늘길이 속속 열리고 있다. 최근에는 무비자 자유 여행을 재개한 일본, 방역 지침을 완화한 괌과 몰디브 등 근거리 해외여행 선택지가 늘어나자 자연스레 외국 방문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달러 강세가 유지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발하자 여행업계에서는 해외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먼저 각 여행 플랫폼은 부담 없이 여행을 계획할 수 있는 근거리 해외여행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과 프로모션 구축에 나섰다.

◆주요 여행 플랫폼 관심사는 온통 ‘해외여행’=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종합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는 전날 창사 이래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외여행 서비스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는 “여기어때 핵심 고객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원하는 가볍고, 즉흥적인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서비스 핵심”이라며 “국내 여행 부문에서 증명한 상품, 마케팅, 고객 서비스 역량으로 차별화한 해외여행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여기어때는 지난 3월 정부가 해외 입국자 격리 면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해외여행 사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5월 해외 항공권, 7월엔 해외 숙소 예약 서비스를 공개한 데 이어 최근 자체 기획으로 해외 항공과 숙소 결합 상품인 ‘해외특가’를 발표했다. 여기어때 해외특가는 일본과 베트남 등 비행시간이 1~4시간인 가까운 해외국가부터 공략한다. 큰 마음을 먹고 떠나는 연례행사가 아닌 ‘일상적인 해외여행’를 이끈다는 목표다.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한발 앞서 해외여행 사업 확대를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털(VC) 비전펀드II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받고 인수합병(M&A)을 통한 해외여행 사업 확대에 돌입한 바 있다.

그 결과 야놀자는 국내 1위 여행·공연 예약 플랫폼인 인터파크 사업부문을 인수할 수 있었다. 야놀자는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은 물론, 자유여행객을 위한 항공권과 숙박권 전용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지난 7월부터는 매주 2회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해외여행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여행·액티비티 플랫폼 와그 경우, ‘와그 오리지널스’라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내세운다. 와그 오리지널스란 국내외 유명 관광지와 액티비티를 엄선해 와그가 직접 기획하고 판매하는 투어 상품으로, 차별화된 자유 투어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해당 상품은 전 세계 30여개 상품으로 꾸려져 있으며, 베트남 다낭, 필리핀 세부 등 다채로운 액티비티가 가능한 동남아 여행지 상품 위주로 운영된다.

와그 관계자는 “자유여행 허용국가가 늘어남에 따라 대만, 홍콩 등 비행시간 5시간 이하인 근거리 국가 위주 관광상품을 연내에 확대할 것”이라며 “(자유여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국가의) 현지투어 업체와 미리 컨택해 상품을 기획 중이다”라고 전했다. 당장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보단 해외여행 상품 다각화 및 재정비를 위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향후 와그는 프랑스 파리와 같은 유럽지역 인기 여행지를 중심으로 와그 오리지널스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여행 및 레저 이커머스 플랫폼 클룩은 액티비티, 교통, 숙박 서비스에 이어 지난달 여행자보험을 내놓았다.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 번에 준비할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적에서다. 악사(AXA)손해보험과 협업해 출시한 이 보험 상품은 코로나19를 포함해 해외에서 발생한 각종 응급 상황에 대한 보장을 제공한다. 또 긴급 상황 발생 때 해외에서 연결할 수 있는 수신자 비용 부담의 24시간 우리말 지원 서비스를 운영한다.

◆막 오른 해외여행 경쟁, 우위 선점할 여행 플랫폼은 어디?=다만 해외여행 시장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켠 만큼, 어떤 플랫폼이 해당 시장에서 영향력을 과시할 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해외여행 시장은 강자가 사라진 무주공산이 됐다”며 “여행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해외여행 프로모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업체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로 해외여행 시장은 점차적인 회복세를 그리고 있으나, 여행업계 특성상 업체간 가격 경쟁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적인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는 게 가장 주요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여행 기업들이 자체투어 상품을 개발하거나 현지 레스토랑 같은 신규 카테고리를 여는 이유도 결국 차별성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나연
ln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