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서비스 장애를 놓고 SK C&C와 카카오 간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21일 SK C&C는 화재 당일인 지난 15일 데이터센터 담당자 통화 기록 화면을 공개하면서, 전화 앱 자동 녹음 기능에 따라 주요 통화 내용이 담긴 파일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화재 안내 시점을 놓고 양사 간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SK C&C가 데이터센터 담당자 통화 기록까지 공개하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카카오는 연락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서버들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반발했다.
SK C&C는 “15일 오후 3시19분 화재 발생 후 4분만인 3시23분 판교데이터센터 현장에 있는 카카오를 포함한 고객사 직원들에게 화재를 알리며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SK C&C가 공개한 통화기록 화면을 보면, 1차적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 카카오페이 담당자와 연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모두 카카오 측에서 먼저 연락한 수신 기록이다.
카카오는 서비스에 문제가 생긴 이상 증상을 파악하고, 서버 대다수 사용이 불가능한 장애상태를 인지했다. 이에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카카오에서 먼저 SK C&C에 연락을 취했다는 설명이다.
SK C&C는 “서버 장애 발생 원인 문의에 (1차 통화 때) 화재 경보사실을 알리며 확인 중으로 답변했다”고 전했다.
또한, SK C&C는 소방관계자로부터 물을 사용한 소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을 들은 후 카카오 측과 2차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측과 ‘협의’를 했다는 것이다.
SK C&C는 오후 4시40분터 순차적으로 카카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등과 통화하며 “소방관계자로부터 화재 진압 때 물 사용 및 전원 차단 불가피한 설명 듣고 전원 차단에 대해 알리고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카카오는 협의가 아닌 ‘통보’라는 입장이다. 다만, 서버가 아닌 배터리실에 불이 났기 때문에 중요한 서버 기기 자체엔 큰 문제는 없다. 이 점을 카카오도 인지하고 있으며, 소방당국 결정에 따른 선택이라는 점을 수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논쟁을 키우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선 불편함을 토로했다.
카카오는 “연락을 먼저 받지 못했으나, 연락 여부와 관계 없이 이미 서버 대다수가 사용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더이상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대국민 사과 기자간담회에서도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통보했느냐 안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소방당국이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물 뿌려야 한다는 결정을 했는데, 현장 통제권이 있으니 그렇게 하는 게 맞다”며 “물을 뿌리면 누전이 되기 때문에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때 남궁훈 카카오 재발방지소위원장은 “처음에 불이 났다고 해서 카카오 서버가 불에 탄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았다”며 “보조배터리와 전원 없이 노트북을 쓸 수 있는 거처럼, 케이블과 보조배터리가 불탔지만 디바이스 자체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다만, 전력 차단에 따라 전원이 모두 꺼졌으니 부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민감한 장비들인 만큼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찰은 화재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SK C&C 판교데이터센터 압수수색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