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생쥐의 뇌를 제어하면서 실시간으로 행동과 뇌 신호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칩이 개발됐다.
고려대 의과대학 의과학과 조일주 교수팀은 생쥐의 뇌 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초소형 무선 뇌 이식 장치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스마트폰 앱 조작을 통해 생쥐의 행동 제어도 가능하다.
우선 연구팀은 생쥐의 뇌에 약물을 정밀하게 투여하는 초소형 펌프를 개발해 이를 미소 유체 채널이 형성된 0.1mm 크기의 브레인칩에 연결했다. 브레인칩에 집적된 전극은 약물에 반응하는 뇌신호를 측정한다.
특히 동물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약물 투여 및 신호 측정이 가능하다. 브레인 칩의 무게는 4.6g으로 초경량 설계되어 생쥐와 같은 소형 동물들에서조차 행동 제약을 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시스템 간에 신호 간섭이 없는 블루투스 무선통신을 적용해 여러 마리 동물의 뇌에서 동시 조작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생쥐의 뇌에 다양한 약물을 투여해 실시간으로 반복 행동을 유도하거나 식욕 억제가 가능함을 보여주었으며, 이때 변화하는 뇌신호를 성공적으로 관찰했다.
공복 상태의 두 마리 생쥐에게 시스템을 장착하고 먹이 경쟁 실험을 진행했다. 한 마리 생쥐에 식욕 억제 약물을 투입한 이후에는 먹이 쟁탈전 없이 투입하지 않은 생쥐가 먹이를 독차지했다.
더 이상 경쟁없이 먹이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생쥐에서는 사회성과 연관된 뇌 영역의 활동이 점차 약해짐을 관찰했다. 즉, 경쟁자가 주위에 있어도 경쟁에 참여하지 않으면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책임자 조일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브레인칩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동물에서 약물 전달과 동시에 뇌신호 측정이 가능해져 뇌질환 치료제의 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다”라며 “뇌질환 메커니즘 규명과 치료제 개발에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Nature Communications(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의 온라인 판에 9월 21일 부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