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 1인 가구 A씨는 원룸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다. 최대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상황이다. TV와 모니터를 둘 다 구입하려니 비용도 많이 들고 공간이 애매하다. 24~32인치 중소형 TV를 사서 모니터 겸용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고화질 영상시대, 4K 영상을 TV와 모니터에서 출력했을 때 차이는 없을까? 같은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디스플레이일지라도 결과물은 조금 다를 수 있다. 각각 탑재되는 패널 및 이미지처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용 목적과 용도를 떠올리면 쉽다.
모니터는 사용자와의 거리가 가깝다.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 선명도를 중시한다. 색상도 원본 그대로를 전달하려 한다. 마우스를 움직일 때 화면 응답속도도 중요하다. TV의 경우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감상한다. 색상 그대로를 표현하기보다 밝기(명암)를 조절해 영상을 보기 좋게 만든다.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만드는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이다.
사람의 눈은 색상보다 밝기에 더 민감하다. TV는 데이터 용량을 줄이기 위해 원본 영상 데이터에서 일부 신호를 누락시키고 이를 명암 등 다른 요소로 보완하는 방식을 택한다. 가령 원본 영상의 밝기, 색상1, 색상2 비율이 4:4:4였다면 이를 4:2:2 또는 4:2:0으로 줄인다. 이를 크로마 서브샘플링이라고 한다. 원본 일부 정보를 빼다보니 선명도를 중시하는 PC용 콘텐츠를 TV에 틀면 글자가 번지는 현상이 생긴다.
그럼 TV를 모니터로 겸용하는 건 안 좋기만 할까? 그렇지 않다. 최근엔 UHD급 고화질 TV 중엔 원본 영상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크로마 서브샘플링 4:4:4’ 지원 TV가 등장하고 있다. 즉 TV를 구매해 모니터로 겸용하고 싶은 사용자라면 관련 규격을 지원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모니터로 사용했을 때 색 번짐이나 글자가 깨져보이는 현상이 사라진다.
동시에 확인해야할 건 HDMI 2.0 지원 여부다. 이는 화면 주사율과 관련 있다. 주사율이란 1초에 얼마나 많은 장면을 표시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숫자가 높을수록 영상이 매끄러워진다.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모니터는 60헤르츠(Hz)다. 만약 HDMI가 2.0 이하의 버전일 경우 60Hz 주사율을 지원하지 못해 30Hz로 영상을 표시하게 된다. TV 해상도가 4K라 할지라도 주사율이 30Hz면 영상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고 끊어지게 된다. 물론 연결하려는 PC의 그래픽카드 역시 HDMI 2.0을 지원해야한다.
모니터의 경우 휘도나 해상도, 배율 등 사용자가 영상에 따라 최적의 화질을 설정할 수 있는 반면 TV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설정값에 제한된다. TV와 모니터를 겸용할 땐 TV에서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는 설정값이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하면 좋다.
다만 TV에서 다양한 모니터 기능을 요구할 경우 TV를 사서 모니터로 쓰기보다, 모니터를 사서 TV로 이용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4~32인치 중소기업 제품들은 TV와 모니터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망으로 온라인동영상(OTT)를 고해상도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볼거리가 풍부해졌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