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이제는 찾아야 할 때 ‘5G 킬러 콘텐츠’

권하영

[신년기획⑥] 2020년 5G로 판이 바뀐다

2019년 대한민국은 5G 세계최초 상용화를 기록하며, 5G 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20년은 5G 경쟁 본편에 해당한다. 가장 먼저 5G를 상용화한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유럽 일부 국가에 이어 상당수 국가들이 올해 본격적인 5G 서비스에 돌입한다. 통신장비시장은 물론, 국내 통신3사 해외 수출도 가속화된다.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신시장 창출도 가시화될 예정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신년기획으로 ‘2020년 경자년 5G 시장’에 대해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한국은 지난해 4월 세계최초 5G 상용화의 공을 쏘아 올렸다. 이후 약 8개월 만에 가입자 450만여명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서비스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비슷한 시점에 상용화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괄목할 성적이다. 양적 성장을 이룬 것이다.

아직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 질적 성장까지는 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5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5G에 입문했지만 정작 누릴 수 있는 콘텐츠는 부족했다. 5G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입자 유치만을 위한 마케팅 경쟁이 심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통신3사는 올해를 5G 서비스 확장의 원년으로 보고 차별화된 상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 5G 상용화 이후 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가장 많은 5G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의 경우 고객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LTE보다 4배 많은 약 40GB에 달한다. 늘어난 데이터 소비 패턴만큼 이를 채워줄 콘텐츠가 시급한 상황이다.

통신사들의 5G 특화 서비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강·가상현실(AR·VR)과 클라우드 게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미디어 콘텐츠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모두 대용량 데이터의 끊김 없는 실시간 전송이 필요한 특성상 5G와 상생이 잘 맞는 분야기도 하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5G와 만나 본격적인 개화를 앞두고 있다.

AR·VR은 높은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진입장벽도 만만치 않은 영역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세계 AR·VR 시장 규모가 지난해 168억달러에서 2023년 160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구글은 VR 사업 ‘데이드림’에서 철수했고, AR 시장도 대중화는 더디기만 하다. 아직은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내 통신3사는 AR·VR에 과감히 베팅하는 쪽이다. SK텔레콤이 작년 7월 선보인 초실감 미디어 플랫폼 ‘점프 AR·VR’은 출시 40일 만에 설치 70만건을 돌파했다. 고양이나 비룡과 같은 증강 동물을 구현한 ‘AR 동물원’이 호응을 얻었다. HMD를 착용하고 가상 클럽이나 카페를 누비는 VR SNS 형태의 ‘버츄얼소셜월드’는 올해 북미 등 글로벌 버전으로 출시된다.

LG유플러스 또한 전용 앱을 통해 수백 편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관련 콘텐츠와 기술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큰 그림도 내놨다. 구글과 AR 콘텐츠 펀드를 조성하는 등 VR·AR 분야 콘텐츠 공동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KT는 VR에 주력한다. 각종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슈퍼 VR’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방침이다.

클라우드 게임도 대표적인 5G 킬러콘텐츠 중 하나다. 5G를 기반으로 다운로드 없이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은 PC·콘솔 없이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고사양 대작 게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전 세계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2023년 25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3사는 모두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5G 클라우드 게임을 출시한 상태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를 5G 네트워크 기반으로 독점 서비스한다. KT는 조금 다르다. 대만 유비투스와 손잡고 자체적으로 ‘KT 5G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을 구축했다.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 등 미디어 콘텐츠 시장도 5G를 통해 꽃피우고 있다. 방송과 통신서비스가 융합된 OTT는 통신사가 주목하는 새로운 시장이다. 지난해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사 지상파 3사와 손잡고 출범한 ‘웨이브(wavve)’가 포문을 열고, KT 신규 OTT 플랫폼 ‘씨즌(seezn)’이 불을 붙였다.

스포츠와 아이돌·공연 등 영역에서도 5G의 존재감이 커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한 화면에서 여러 장면을 쪼개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5G 멀티뷰 서비스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을 통해 삼성전자와 손잡고 5G-8K TV를 공개했다. 올해 본격적인 상용화가 예상된다.

KT는 e스포츠 리그와 공연장 등에서 5G 기반 실시간 중계를 서비스한다. 최근 중국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계열의 콘텐츠업체 ‘미구’와 손을 잡고 5G 뉴미디어 콘텐츠를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또한 ‘U+프로야구’, ‘U+프로골프’ 등 스포츠 중심으로 5G 기반 8K급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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