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체제' 조기 안정화 주목…구본준 부회장 역할은 제한적일듯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20일 타계함에 따라 구광모 LG전자 상무(40. 사진)가 구 회장의 뒤를이어 LG그룹 전면에 나서게 됐다. 구광모 체제로의 전환, LG그룹의 4세 경영승계가 얼마나 빨리 안정화될 것인지 여부가 이제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LG그룹은 이미 (주)LG를 지주회사로하는 지배구조가 매우 안정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고 구본무 회장이 1년전부터 병세가 악화됨에 따라 내부적으로 유사시를 차분하게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구광모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갑작스런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구 회장이 타계하기 이틀전인 지난 18일 (주)LG는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등기이사에 선임하는 등 만일의 상황에 철저하게 대비해왔음을 알 수 있다.
과거 현대가의 '왕자의 난'과 같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지만 구광모 상무가 1978년생으로 아직은 젊은데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그룹 경영경험이 적다는 것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구광모 체제의 조기 안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대응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구광모 체제의 안정화를 위해 상속 작업은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 구본무 회장의 기존 ㈜LG 지분율은 11.28%이며, 구광모 상무의 지분율은 6.24%이다. 3대 주주는 7.72%를 보유한 구본준 부회장이다. 국민연금이 7.99%로 2대 주주다.
고 구본무 회장의 보유지분은 구광모 상무에게 상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약 전액 상속될 경우 구광모 상무의 지분율은 17.52%로 늘어나 1대 주주가 된다. 고 구본무 회장은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상무를 지난 2004년 양자로 입적해, 경영수업을 쌓게했다.
지분 상속에 따른 상속세 규모는 (주)LG 주가에 연동되기때문에 평균 주가와 상속 주식수를 곱하면 대략 추산이 가능하다. 주식 시세를 반영해야하기때문에 약 8000억~1조원 정도로 점쳐지지만 현재로선 정확하게 상속세를 산출할 수는 없다. 최근 3개월간 (주)LG의 주가는 8만원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한편 (주)LG의 2대 주주인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높다. 다만 LG그룹이 장자승계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고, 또한 오너가의 '70대 용퇴룰'을 가풍처럼 지켜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구자경 명예회장의 3남인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그룹 안팎에서 우세하다. 구본준 부회장은 1951년생으로 올해 67세다. '70대 용퇴룰'을 반드시 지켜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본준 부회장도 이에 따른다면 용퇴 시점이 넉넉하게 남아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구본준 부회장이 보여준 리더십과 기존 LG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은 여전히 적지않지만 LG그룹이 4세 경영시대로 전환되는 만큼 본인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 선대 회장 형제들의 사업분가 사례를 따라, 구본준 부회장도 이제 LG를 떠나 독립할 것이란 예상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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