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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분석] 케어랩스, 첫 의료 O2O기업 상장…수익모델 믿을만한가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헬스케어 플랫폼 업체 케어랩스(각자대표 김동수, 이창호)가 오는 28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O2O(Online to Offline) 기업 상장은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자체로 주목을 끌고 있다.

케어랩스 상장을 통해 O2O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상위지배회사인 옐로모바일과 모회사 옐로오투오의 사업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지배회사 리스크’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케어랩스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을 영위한다.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의료업계에 제공해 수익을 창출한다. 크게 헬스케어 미디어플랫폼, 헬스케어 디지털 마케팅, 헬스케어 솔루션 3가지 사업이다. 주요 타깃 고객은 성형외과, 안과, 치과 등 비급여 대상 병·의원이다.

케어랩스는 ‘공룡벤처’로 알려진 옐로모바일의 손자회사다. 케어랩스의 최대주주는 옐로모바일의 자회사인 옐로오투오다. 옐로오투오는 케어랩스 지분 48.76%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모 후 지분은 37.84%가 된다.

옐로모바일은 옐로오투오의 지분 68.68%를 보유하고 있다. ‘옐로모바일 → 옐로오투오 → 케어랩스’의 지배구조다.

옐로모바일은 실적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에서 케어랩스에 대해 ‘지배회사 리스크’의 견해를 보이는 이유다. 옐로모바일은 2012년 설립 이후 꾸준한 인수합병(M&A)를 통해 외형적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계열사 수는 작년 3분기 기준 126개에 달한다. 최근엔 블록체인 기반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기업 회생을 위한 승부수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옐로모바일의 2017년 3분기 말 연결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4억원, 114억원이다. 2016년 연결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80억원, 1425억원이었다. 옐로오투오의 2016년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195억원이었다.

옐로모바일도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기업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제는 계열사 상장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말도 나온다.

'지배기업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케어랩스는 옐로모바일의 블록체인 사업으로의 재편이 자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를 통해 회사 관계자는 “블록체인이 보안에 철저하기 때문에 우리의 사업 영역인 의료 부문과 연결될 수 있는 영역이 많다”고 말했다.

◆ 2014년 옐로모바일 그룹에 편입, 합병으로 외형 성장 = 케어랩스는 지난 2014년 옐로오투오가 지분을 매입하면서 옐로모바일 그룹에 편입됐다. 2016년까지는 ‘바이브알씨’라는 사명으로 디지털마케팅 사업을 영위해왔다.

그러다 2016년 10월 뷰티케어 플랫폼 업체 ‘바비톡’과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 ‘클레버커뮤니티’와 합병하고, 옐로모바일의 자회사 옐로오투오로부터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과 CRM소프트웨어 개발 사업부문의 영업을 양수하면서 사명을 케어랩스로 변경했다. 2017년 7월엔 처방전 보안서비스를 제공하던 종속사 이디비도 인수했다.

이 과정을 통해 케어랩스의 자산과 실적은 증가했다. 2016년 별도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186억원, 21억원, 19억원이었는데 여러 건의 합병 및 양수도 과정을 거친 이후 2017년 3분기 말 연결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88억원, 48억원, 40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이디비 지분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 등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2016년 말 2.21%에서 2017년 3분기 말 22.15%로 증가했다. 또한 2016년 합병 및 영업 양수 과정에서 선수금 및 미지급금 등 유동부채가 증가해 유동비율이 2015년 말 218.38% 대비 2016년말 105.68%로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2016년 52%에서 2017년 3분기말 67%로 늘어났다.

한편 케어랩스의 2017년 3분기 기준, 회사의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313억원 수준이다. 이 중 43.7%에 해당하는 137억원은 영업권(권리금)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2016년 10월 바비톡, 클레버커뮤니티 합병 및 옐로오투오의 일부 사업을 양수한 데 따라 발생한 77억원과, 2017년 7월 종속사인 이디비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59억원으로 이뤄졌다.

회사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이디비 인수과정에서 식별가능한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고객관계자산 약 30억5564만원은 2012년 경제적 내용연수를 적용해 매년 2억5464만원이 무형자산상각비로 비용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 사업부문별 실적 및 사업 현황 = 2017년 3분기 기준 헬스케어 미디어플랫폼, 헬스케어 디지털 마케팅, 헬스케어 솔루션 사업의 매출 비중은 각각 40.4%, 53.4%, 6.3%다.

우선 헬스케어 미디어 플랫폼 사업 부문에서 주요 플랫폼은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과 뷰티케어 플랫폼 ‘바비톡’이다.

회사는 국내 헬스케어와 뷰티케어 플랫폼 시장에서 굿닥과 바비톡이 각각 점유율 1위라고 설명하고 있다. 굿닥은 국내 병원 및 약국의 위치를 찾아주는 모바일 앱이며, 바비톡은 성형 및 피부관리 등의 뷰티케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모바일 앱이다.

김동수 대표는 “쿠팡, 직방, 야놀자 등 다른 플랫폼 비즈니스 업체가 외적 성장은 이뤘으나 수익 창출은 못한 상태”라며 “굿닥과 바비톡은 수익모델 위에 성장성을 겸비한 사업이다. 우리는 국내 유일의 돈을 버는 O2O 업체”라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미디어플랫폼 사업 부문의 주력 서비스인 굿닥과 바비톡 모두 동일한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서비스 참여자들이 ‘이벤트’에 참여하면 회사에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벤트란 병원이 올리는 시술 항목에 대한 정보를 뜻한다.

김 대표는 미디어플랫폼 사업 수익구조에 대해 “예를 들어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려면 가격이 얼마인지를 병원에서 이벤트로 올려야 한다. 이 정보에 사용자가 관심을 가지고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앱에 남기고 상담을 신청할 때 우리에게 수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병·의원과 플랫폼 간 플랫폼 이용 계약을 맺으면 선입금을 받게 되고 충전금 형태로 금액을 가지고 있다가 다시 유저들에 콘텐츠와 기능을 제공하면서 트래픽을 발생시킨다”며 “유저들은 우리 앱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다가 실제 이벤트를 보고 관심을 느끼고 정보를 입력하는데, 그 때 수익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헬스케어 디지털 마케팅은 헬스케어 관련 종합 마케팅 솔루션 사업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광고 기획, 디자인, 컨설팅, 운영 등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체 플랫폼인 굿닥, 바비톡은 물론, 네이버, 페이스북, 카카오 등 외부 매체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한다.

김 대표는 “누구나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모제림성형외과의원이나 하늘안과의원, 투명치과의 경우에도 실제로는 마케팅실이 아예 존재하지 않은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디지털마케팅 사업부에서 마케팅실 역할을 대신 수행하면서 광고 기획, 디자인, 컨설팅, 운영 등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솔루션 부문에선 비급여 병·의원 CRM 소프트웨어 ‘스마트CRM’와 약국 처방전 보안 시스템 사업을 진행한다. 회사는 스마트CRM이 국내 1위 병·의원 CRM 소프트웨어라고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CRM은 진료 예약 및 정기, 사후 관리 등 비급여 병·의원의 업무를 돕는 소프트웨어다. 뿐만 아니라, 처방전 보안시스템을 통해 병·의원 안내 및 정보 보안 서비스도 제공하며 고객관리, 처방조제, 약품판매 등 약국의 업무 지원을 돕는 소프트웨어도 공급한다.

회사는 신규사업으로 굿닥 앱을 활용해 병원 예약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또한 기존 CRM 소프트웨어에 ‘보험청구 프로그램’, ‘펜차트’ 프로그램을 추가한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기존 주력사업인 굿닥과 바비톡의 효율적인 광고집행을 통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추가 M&A 관심= 이번에 발행되는 주식은 기명식 보통주로, 총 130만주를 발행한다. 희망 공모가액은 1만5000원~1만8000원으로, 총 195억원~234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청약기간은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다. 납입기일은 오는 3월22일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지난 12~13일 수요예측을 토대로 공모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다. 오는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회사는 조달금액 중 57억3500만원은 연구개발자금으로, 13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특히 회사는 신규사업으로 굿닥을 이디비의 처방전 보안서비스와 연동해 예약과 접수, 진료 관련 알림, 처방전 전송, 결제까지 한 번에 서비스하는 사업을 구상 중인데, 여기에도 공모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시장에 자사 플랫폼을 도입하는 사업도 구상 중이다.

한편으론, 공모자금이 향후 회사의 인수합병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블록체인 회사든 빅데이터 회사든 공모 자금을 가지고 뭔가 연관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이 부분은 향후 하반기가 되면 구체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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